김은중호 아이들, 이제 다시 '진짜 시작'이다[심재희의 골라인]

2023. 6. 1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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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운동 선수의 최대 적은 바로 자신이라는 말이 있다. 맞다. 자만심에 휩싸여 자신을 극복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자신감과 자만심을 제대로 구분해야 시나브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김은중호 아이들이 꼭 새겨야 할 부분이다.

김은중호는 2023 FIFA U20 월드컵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4년 전 형들의 준우승이 큰 부담이 됐을 법했지만, '원 팀'으로 똘똘 뭉쳐 준결승까지 올랐다. 기본기와 개인기, 부분 전술 및 팀 전술 이해력 등 모든 부분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더 밝은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진짜 시작'을 바로 준비해야 한다. 가능성만으로 전진하기에 모자란 부분이 눈에 띈다.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가 대부분이고, 체력적인 부분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선수도 꽤 있다. 가능성이 많다는 걸 돌려 보면 아직 미완성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유명 선수와 비교되고 유럽행 가능성이 언급되는 건 일시적일 수 있다. 정글 같은 프로무대에서 살아남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야 팀 내 주전 나아가 또 다른 대표팀에 포함될 수 있다. 태극전사들 모두 이번 대회 내내 낮은 자세로 김은중 감독의 지시를 잘 따라준 부분은 무척 고무적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국제 청소년 대회에서 제법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어린 태극전사들이 모두 스타로 성장하진 않았다. 유럽이나 남미와 비교했을 때, 천재라 불린 유망주들이 성인이 되어 그저 그런 선수로 잊히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우스갯소리로 '왕년의 천재들을 모으면 월드컵 우승도 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 많은 축구천재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물론 열심히 했지만 한계를 느낀 이도 있고, 부상의 터널에 갇혀 고개를 숙인 선수도 있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자만심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그만큼 스스로와 싸움은 언제나 어려운 법이다.

당연히 좋은 기억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단, 자만과 좌절을 멀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도 안 되지만, 소속 팀 선배들과 대결에서 밀려 쉽게 좌절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이룬 대업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다시 출발선에 서는 한국 축구 기대주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느낌도 든다. 4년 전 준우승 신화를 이룬 선수들도 저마다 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은중호 아이들에게도 이제 다시 진짜 시작이 찾아왔다.

[김은중호 선수들(위), 김은중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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