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18시간 만에 선발 등판→삼성 '예비역' 무실점 복귀 신고, 하지만 승리 '선물' 없었다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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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경기 시작 18시간 30분 전까지만 해도 군인 신분이었던 '예비역' 최채흥(28·삼성 라이온즈)이 강팀을 상대로 쾌투를 펼쳤다.
그런데 민간인이 되는 다음날 0시가 되기도 전에 최채흥은 삼성의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박진만(47)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최채흥에게 물어봤는데 본인은 '100구 이상 던질 수 있게 몸을 만들어 전역했다'고 말했다"며 "군대를 갔다 와서 그런지 늠름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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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 홈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감한 삼성은 3연승에 도전했으나 무산됐다.
이날 삼성은 좌완 최채흥을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2021시즌 종료 후 상무 야구단에 입대한 그는 지난해 10경기에 등판,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79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2군을 평정했다. 올 시즌에도 전역 직전까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감을 익혔다.
6월 12일을 끝으로 최채흥은 18개월의 군 생활을 마감했다. 그런데 민간인이 되는 다음날 0시가 되기도 전에 최채흥은 삼성의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 7일 퓨처스 KIA전 이후 6일 만의 등판이기에 타이밍 상 이상할 건 없었지만, 민간인이 된 첫 날부터 선발로 나오는 건 특이하다고 할 수 있었다.
박진만(47)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최채흥에게 물어봤는데 본인은 '100구 이상 던질 수 있게 몸을 만들어 전역했다'고 말했다"며 "군대를 갔다 와서 그런지 늠름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최채흥을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계속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채흥은 1회 말 시작과 함께 1번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다음 타자 신민재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주자를 삭제했다. 2회에도 오스틴 딘에게 선두타자 2루타를 맞고도 후속 세 타자를 잘 처리했다.
5회까지 90개의 공을 던진 최채흥은 6회에도 등판, 김현수를 3루수 김영웅의 호수비로 잡아냈다. 이후 삼성 벤치가 투수 교체를 단행하면서 최채흥의 임무는 여기서 마감됐다.
이날 최채흥은 5⅓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며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좋은 제구력으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특히 시속 120km 후반대와 130km 중반대로 구속을 나눈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혼란을 일으켰다.
최채흥은 팀이 1-0으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내려가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만약 삼성이 리드를 지키기만 했다면 591일 만의 승리이자(2021년 10월 30일 창원 NC전), 630일 만의 선발승(2021년 9월 21일 사직 롯데전)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삼성 불펜은 예비역 병장에게 전역 선물을 안겨주지 못했다. 7회 무사 2루 위기에서 말미암은 이재원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한 삼성은 8회에도 1사 1, 2루에 몰렸다. 결국 삼성은 좌완 이승현이 오지환에게 결승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1-2로 패배했다. 최채흥의 선발승도 날아가게 됐다.
잠실=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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