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로 요동친 잠실 드라마···결말은 오지환의 ‘해피엔딩’[스경X리뷰]

안승호 기자 2023. 6. 1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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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LG의전 8회 말 투아웃 주자 1,2루에서 LG 오지환이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이던 8회말 1사 2루. LG 4번 오스틴 딘이 때린, 3·유간 코스의 땅볼 타구를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어렵게 걷어내 스텝 없이 1루로 던졌다. 호수비였다. 주자를 그대로 묶어둔 채 아웃카운트 1개만 올라갔다.

삼성으로서는 아웃카운트 1개가 더 필요했다. 마운드의 좌완 이승현과 포수 강민호 배터리는 5번 박동원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 1루를 채웠다. 2사 1·2루를 만들며 선택한 타자는 6번 오지환. 올시즌 페이스가 너무도 좋은 우타자 박동원보다는 좌타자인 오지환을 상대하는 것이 조금 더 확률이 높다는 삼성 벤치의 판단으로 보였다.

13일 잠실 LG-삼성전은, 바로 8회 오지환 타석에서 갈렸다.

오지환은 이승현의 초구 145㎞ 빠른 공에 바로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그라운드로 빠르게 깔려갔으나 코스가 유격수 정면이었다. 8회 들어 호수비를 한 차례 보였던 이재현의 포구 여부에 시선이 모두 모이는 순간, 타구가 이재현 글러브 옆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 틈에 2루 주자 정주현이 홈을 밟으며 LG가 2-1로 리드를 잡았다. 결승점이었다.

LG 유격수인 오지환은 이날 5회초 1사 후 이재현이 때린 땅볼 타구를 뒤로 빠뜨리며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유격수 앞에서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로 튀어 올랐지만 현장의 기록위원은 실책으로 체크했다. 오지환은 마운드의 아담 플럿코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는데 끝내 이날 경기를 자신의 방망이를 앞세워 ‘해피엔딩’으로 만들었다.

0-1이던 7회말 동점으로 균형을 이룬 것도 오지환으로부터 시작됐다. 오지환은 7회 선두타자로 나와 삼성 잠수함투수 김대우로부터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낸 뒤 1사에 3루까지 진출하면서 이재원의 희생플라이에 동점 득점을 밟았다. 그리고 8회에는 결승 타점을 올렸다.

오지환은 경기 뒤 “5회 실책으로 점수를 내줘 플럿코에게 미안했다. 경기 흐름이 그대로 이어질까 걱정했는데 만회할 기회가 와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7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로 출루한 상황에 대해서는 “좌투수로 바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조금 오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8회 앞 타순의 박동원이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고 곧바로 결승타를 때린 장면을 놓고는 “4번 타순에서 오스틴이 아웃되는 것을 보면서 나와 승부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상대투수 이승현(좌완)이 최근 직구가 좋아서 직구로 승부할 것으로 생각했다. 초구에 직구 타이밍에 스윙하자고 했는데 다행히 잘 맞았다”며 “그래도 유격수 정면이어서 어떨까 했는데, 타구가 유격수 앞에서 조금 튀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팀 모두 유격수에 웃고 운 경기. ‘유격수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지환이었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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