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한자어 가득한 정책·법령… 국민 10명 중 3명 “이해 어려워” [우리말 화수분]

이강은 2023. 6. 1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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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는 한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이며 문화 창조의 원동력입니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7∼8월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공공언어에 대한 국민 의식 조사'를 한 결과 '매우 이해하기 쉽다'고 한 응답자는 고작 29명(2.6%)에 그쳤고,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는 244명(22.2%)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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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공공언어 쉽다” 국민 25% 불과
국어는 한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이며 문화 창조의 원동력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밀려드는 외국어와 국적불명의 신조어, 줄임말 등에 국어가 치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 누구나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쉬운 우리말을 써야 할 정부와 지자체, 언론 등 공공(성)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의 그늘도 짙습니다. 세계일보는 문화체육관광부·㈔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공공분야와 일상생활에서 쉬운 우리말을 되살리고 언어사용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우리말 화수분’ 연재를 시작합니다. 보물 같은 우리말이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생명력을 지니도록 찾아 쓰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편집자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정책 용어와 민원 서류, 안내문, 법령과 판결문, 계약서, 약관 등에 쓰이는 공공언어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공공언어는 나이와 교육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지역·세대·계층에 따라 차이 나지 않는 정확한 정보 습득과 어려운 용어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행정 업무 효율성 향상 등 여러 측면에서 효과가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공공언어를 이해하기 쉽다’는 국민은 10명 중 2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공공언어 개선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7∼8월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공공언어에 대한 국민 의식 조사’를 한 결과 ‘매우 이해하기 쉽다’고 한 응답자는 고작 29명(2.6%)에 그쳤고,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는 244명(22.2%)이었다. ‘보통이다’가 472명(42.9%)으로 가장 많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편이다’가 322명(29.3%)으로 뒤를 이었다. ‘매우 이해하기 어렵다’는 33명(3%)이었다. 공공언어 난이도에 대해 국민 상당수가 보통에서 조금 어려운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공공기관 언어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을 묻자(복수응답) ‘낯선 한자어 등 어려운 단어’를 꼽은 응답자가 693명(63.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국어 및 외래어’ 414명(37.6%), ‘복잡하고 길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 413명(37.5%) 등 순이었다.
공공언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험에 대해 정책 용어 766명(69.6%), 민원서류·안내문·법령 등 787명(71.5%), 약관·계약서 등 836명(76%)이 겪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어려운 공공언어를 쉬운 우리말로 순화한 표현해 사용하길 바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예컨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자주 사용된 ‘코호트 격리’, ‘언택트’, ‘팬데믹’, ‘드라이브 스루’, ‘지표환자’, ‘비말’을 각각 ‘동일 집단 격리’, ‘비대면’, ‘세계적 감염병 유행’, ‘승차 검진’, ‘첫 확진자’, ‘침방울’로 개선하는 식이다. 이 같은 코로나19 용어 순화에 대해 긍정 답변은 ‘매우 긍정적’ 30.4%를 포함해 76.9%로 부정 답변 7.3%를 압도했다. ‘보통이다’는 15.7%였다.
연구진은 “공공언어 개선 정책은 모든 국민이 아닌 최대한 많은 국민을 위해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무조건 용어를 순화하는 것보다 병행 표기나 각주를 활용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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