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화, 이건희 리더십 배우자”…反기업 이미지 벗겠다는데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6. 1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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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내 의원모임 세미나에서
삼성 ‘오너경영’ 분석해 눈길
“反기업적 정당 탈피” 주장도
화답하듯 참석한 삼성전자 측
“기술유출 처벌 강화 필요”
인프라 지원·규제개선도 호소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민주당 글로벌 기업을 돕다’ 정책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의 의원 모임에서 한국의 ‘반도체 신화’를 만든 토대가 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리더십을 조명하며 삼성의 ‘오너 경영’을 분석하는 세미나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반도체에 대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업적을 언급하며 한국이 미래에도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3일 민주당 내 ‘글로벌 기업 국제경쟁력 강화 민주당 의원 모임’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 기업을 돕다-반도체 글로벌 경쟁과 삼성 오너 경영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재벌개혁 추진’이 당의 강령에 명시됐을 정도로 대기업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해 온 민주당에서 정책의 기조 전환을 촉구하는 세미나가 열리자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렸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김병욱 의원은 “공정과 성장은 함께 가야 한다”며 “민주당이 반(反)기업 정당으로 비치는 모습에서 벗어나 실용적이고 유능한 정당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건희 선대회장을 언급하며 ‘오너 경영’의 긍정적 효과를 조명했다.

유동수 의원은 ‘5년, 10년을 내다보고 기술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대기업에 대한 규제와 재벌 개혁을 넘어 국가주도산업의 활성화와 대한민국 경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송기현 의원은 “반도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됐던 혁신적·긍정적 오너경영이 더욱 발휘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고, 정성호 의원은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을 해야 하겠지만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 낸 기업 문화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를 대표해 세미나 축사에 나선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한국이 세계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제2, 제3의 반도체 산업이 탄생해야 한다”며 “바람직한 지배구조가 무엇인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삼성 관계자들은 반도체 산업에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은 “각국은 반도체 산업에 각종 지원을 ‘투하’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한국 반도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조차 삼성을 견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을 느낄 때는 뼈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이 기업과 정치권이 원팀이 돼 이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자고 다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신형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상무도 “TSMC·인텔·마이크론 등 우리 반도체 업체의 경쟁 상대 중에 자국 정부 지원없이 경쟁에 나서는 기업은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반도체 특별법 통과와 국가산단 지정 등 국회·정부 차원에서 이뤄진 반도체 지원책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반도체특별법에 전력·용수·폐수 등 인프라 국비 지원의 근거가 마련됐는데, 실효성 있는 지원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며 “국회 규제개선 지원으로 반도체 업계 전체가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기술유출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신형원 상무는 “국가 핵심산업 기술 유출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에 간첩죄를 적용해 가중처벌하는 미국·대만 등 사례도 참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오너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과감한 투자, 빠른 의사결정 등이 더해져 삼성은 반도체 분야 세계 1위가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유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 안 전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를 사례로 들면서 “결국 적극적인 국내 생산시설 투자가 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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