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차 승률 꼴찌' KIA 또 못 이겼다, 최원준 멀티히트 '복귀 신고에도... '득점지원 꼴찌' 후라도는 6전 7기 끝에 4승 달성 [고척 현장]
KIA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2연패에 빠진 KIA는 25승 29패를 기록, 5할 승률에서 또 한 번 멀어졌다. 반대로 3연승을 질주한 키움은 26승 1무 34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1점 차 승부 승률 꼴찌' KIA와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 아리엘 후라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KIA는 1점 차에서 5승 9패(승률 0.357)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약한 팀이었고, 후라도는 3.1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한 투수였다.
하지만 더 패배의 기운이 강한 쪽은 KIA였다. KIA는 두 번의 병살타를 비롯해 득점권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후라도의 승리에 일조했다. 후라도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 7번의 도전 끝에 시즌 4승째를 달성했다. 타선에서는 에디슨 러셀이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고 김휘집도 멀티 히트로 도왔다.
경기 후 홍원기 키움 감독은 "후라도가 6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에이스답게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오늘 승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7회 2사 만루 위기를 양현이 잘 막아주면서 흐름을 지킬 수 있었고, 뒤에 나온 김재웅, 임창민도 1이닝씩 책임지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1회 러셀이 적시타로 중요한 점수 만들었고, 투수들이 그 점수를 잘 지켜줬기 때문에 오늘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키움은 김준완(좌익수)-김혜성(2루수)-이정후(중견수)-에디슨 러셀(지명타자)-이형종(우익수)-송성문(3루수)-이원석(1루수)-김휘집(유격수)-이지영(포수)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아리엘 후라도.
KIA는 류지혁(3루수)-최원준(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고종욱(좌익수)-이우성(우익수)-신범수(포수)-박찬호(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양현종.
양 팀 라인업에서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전날(12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약 1년 6개월의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최원준이 그 주인공. 내·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최원준은 2020~2021시즌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아래서 외야수로 포지션 고정,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 KIA 외야수들의 호성적으로 인해 그는 2019년 6월 28일 수원 KT전 이후 1446일 만에 1루수로 나서게 됐다.
경기 전 김종국 KIA 감독은 "최원준은 1루수와 외야만 병행한다. 다른 포지션은 하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은 우익수인데 그 자리엔 나성범이 있어서 좌익수나 중견수로도 나올 것이다. 경기 후반에는 수비 강화를 위해 원준이가 외야, 1루에 (김)규성이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최근 두 경기에서 양현종은 그답지 않았다. 6월 2일 사직 롯데전 2이닝 9실점, 6월 7일 광주 SSG전 4⅓이닝 7실점으로 연달아 이렇게 무너진 것은 그의 프로 17시즌 커리어에서도 처음. 이날 초반도 그 불안함을 떨쳐내지 못하는 듯 보였다. KIA 야수진의 아쉬운 수비가 불안감에 부채질을 했다. 1회 1사에서 김혜성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유격수 박찬호가 이정후의 땅볼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며 1, 2루 득점권 상황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러셀이 중견수 방면으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첫 실점을 했다. 박찬호는 이어진 이형종의 땅볼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시키며 실수를 만회했다. 2회에는 포수 신범수가 실수를 범했다. 송성문의 타석에서 양현종의 낮게 떨어지는 직구를 신범수가 잡지 못하면서 스트라이크 낫아웃 포일이 만들어졌다. 이 출루는 김휘집이 좌중간 안타, 이지영의 땅볼로 2사 2, 3루 위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양현종은 강력한 직구 구위로 차츰 안정세를 찾아갔다. 앞선 타석에서도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1회 김준완, 2회 송성문, 이원석)를 직구로 헛돌게 하더니 2사 2, 3루 위기에서도 김준완에게 하이 패스트볼로 2루수 땅볼을 끌어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에는 우리가 알던 양현종의 모습이었다. 3회와 5회를 삼자범퇴로 끝냈고 2안타를 내준 4회도 이지영에게 직구와 체인지업만으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양현종은 5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5월 9일 광주 SSG전(8이닝 무실점) 이후 오랜만의 무자책 경기였다. 이날 총 투구 수는 98개(직구 55개, 슬라이더 22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2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다. 초반 난타와 수비 실책으로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못해 '절반의 성공'으로 남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는 1점 차에서 5승 9패(승률 0.357)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약한 팀이었다. 반대로 후라도는 3.1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한 투수. 그가 등판할 때면 침묵하는 키움 타선은 후라도가 12경기 평균자책점 3.1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3승 7패로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된 요인이었다.
그런 두 팀의 맞대결에서 키움 마운드와 야수진은 끝까지 버텼고 KIA 타선은 침묵했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하고 있는 후라도는 이날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없었다. 볼넷으로 흔들리나 싶으면 병살타를 유도해냈고(2회 박찬호), 수비가 흔들려도 연속 범타를 끌어내며 위기조차 만들지 않았다. 특히 6회초 김휘집의 두 번 연속 아쉬운 송구로 류지혁을 내야안타로 출루, 최원준을 땅볼로 출루시켰지만, 소크라테스를 우익수 뜬 공, 최형우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다.
KIA는 7회 만루 찬스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투수 김성진이 이우성, 이창진, 박찬호에게 연거푸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양현을 상대로 류지혁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또 한 번 득점권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8회에도 소크라테스가 병살타를 기록, 시즌 10번째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후라도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 7번의 도전 끝에 시즌 4승째를 달성했다. 총 투구 수는 93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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