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부채비율, 8년 만에 ‘최악’…빚으로 버텨야 하는 ‘좀비기업’ 늘어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악화 뚜렷
수출 감소 지속으로 제조업 타격
은행 기업대출, 5월에만 7조 넘어
지난해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고, 전체적인 성장세도 둔화하면서 기업들의 빚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부채비율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기업 100곳 중 35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3일 공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속보)’ 결과를 보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법인기업 3만129개(제조업 1만2199개·비제조업 1만7930개)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102.4%로 전년(101.0%)보다 상승했다. 이는 2014년 106.5%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로, 기업들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이 8년 만에 가장 안 좋았다는 뜻이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7.6%에서 28.2%로 전년에 비해 상승했는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9년 28.3%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부 차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2021년 654.0%에서 455.4%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좀비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35.1%로 전년보다 1.0%포인트 늘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36.3%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주춤했다가 지난해 다시 소폭 상승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률(5.3%)과 세전 순이익률(5.2%) 모두 2021년(6.8%와 7.6%)보다 각각 1.5%포인트, 2.4%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7.8%에서 지난해 6.3%로 낮아졌다. 제품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업(13.9%→10.2%) 영업이익률이 낮아졌고, 화학물질·제품(10.0%→5.3%) 업종도 부진했다. 비제조업(5.7%→4.2%)도 수익성이 나빠졌다.
올해는 수출 감소가 지속되면서 제조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재무제표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컴퓨터 주변기기 등의 분야에서 수출 감소가 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이 한 달 만에 7조원 넘게 늘어나는 등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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