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차저 “나를 따르라”
미 충전시장 ‘NACS’ 급속 확산
‘CCS’ 사용 현대차 등 동향 주목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의 충전 방식이 미국 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테슬라가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같은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합의하자, 충전소 운영업체, 충전기 제조업체 등도 슈퍼차저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인 차지포인트는 12일(현지시간) 자사의 모든 충전소에서 테슬라 충전 방식인 NACS 커넥터를 곧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충전장비 제조업체인 블링크차징도 같은 날 새로 출시하는 240㎾ 급속 충전기에 NACS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에 기반을 둔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트리티움도 자사 충전기에 NACS 커넥터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테슬라가 포드와, 지난 8일 GM과 슈퍼차저를 같이 쓰기로 합의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테슬라, 포드, GM을 합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나 충전장비를 만드는 회사들로선 테슬라의 충전 방식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된 셈이다.
브렌던 존스 블링크차징 최고경영자는 “테슬라와 GM, 포드의 최근 발표를 보면 우리는 기술이 발전하고 업계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모범 사례를 평가함에 따라 전기차 충전 산업이 진화하는 것을 목격한다”며 “우리는 전기차 채택을 늘리기 위한 모든 움직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 방식은 국가별로 혹은 제조사별로 다양하다. 미국, 유럽, 한국에서는 급속 충전 방식으로 ‘DC 콤보(CCS)’가 널리 사용된다.
반면 미국 내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는 자체 방식인 NACS를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 CHAdeMO(차데모) 방식을 적용했고, 중국은 자국 내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에 GB/T 규격만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CCS가 포함된 DC 콤보 방식은 1개의 충전구에 5개의 구멍이 있는 형태로, 완속·급속·비상 급속 충전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무겁다는 점이 꼽힌다.
NACS는 단일 연결 단자로 가볍고, 특히 250㎾ 이상의 충전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의 GB/T 방식은 설치 비용이 저렴한 게 장점이지만, 충전 속도가 느리고 완속용 급속용 충전구를 각각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의 충전방식에 대한 NACS와 CCS 간 표준화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는 향후 미 정부의 충전기 설치에 대한 보조금 확보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며 “CCS 방식을 제공하는 현대차,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의 동향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포드, GM 외에 다른 자동차 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움직임도 정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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