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류 불똥 튀었나…천일염 가격 오르고 구매 폭주

노도현 기자 2023. 6. 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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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많아 배송 지연도
정부 “생산 감소 영향
사재기로 보기 힘들어”
지난 5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한 상점에 도소매용 천일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소금 주문량이 많아 배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산 천일염을 판매하는 업체 다수는 온라인 판매창에 이 같은 공지를 띄웠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리 소금을 사놓으려는 시민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천일염 주산지인 전남 신안군에서 출하되는 천일염 20㎏ 1포대 가격은 지난달 15000원선에서 2만원대까지 뛰었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 수급된 소금은 총 545만2000t이다. 이 중 89.7%가 수입됐다. 전체 소금 수급량 중 식용 비중은 17.7%(약 96만3000t)다. 식용소금 가운데 국내 생산분은 58.2%(56만t)를 차지했다. 나머지 식염은 인도, 호주, 중국 등에서 수입됐다. 먹는 소금은 제조·가공 기준에 따라 천일염, 재제염, 태움·용융염, 정제염, 기타염, 가공염으로 나뉜다. 전체 식용소금에서 천일염(43만6000t)과 정제염(41만6000t)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내산 천일염 수급량은 28만1000만t으로 전체 식용소금의 29.2% 수준이다.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은 마그네슘·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로 분해해 염화나트륨만 얻어낸 것으로 천일염보다 짜고 불순물이 적은 게 특징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찾는 소매점에서는 천일염 매출 비중이 높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소금의 종류별 소매 매출액은 732억7100만원으로, 천일염 비중은 50.8%(372억3200만원)에 달했다. 이어 맛소금(20.8%), 일반소금(9.8%), 레몬·함초 등을 섞은 시즈닝(1.4%) 순이었다.

정부는 지난 4~5월 천일염 주산지인 전남 목포 인근 지역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려 생산량이 줄었고, 장마철에 대비해 생산자가 판매를 유보한 영향으로 최근 가격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업체들이 상품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팔지 않고 대기하는 움직임은 없어 사재기로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해수부는 이달부터 천일염 생산 염전을 대상으로 한 방사능 검사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근본적으로 사재기를 막으려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부는 2021년 늑장 대응으로 요소수 대란을 키운 바 있다.

현재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천일염 제품 대다수는 지난해와 그 전년 생산 물량이라 산지 가격 상승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문제는 이 물량의 재고가 떨어졌을 때다. 일본 원전 오염수 논란이 겹칠 경우 가격이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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