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배 성장도 가능하다는 이것…미국 기술주에 불 붙였다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6. 1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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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엔비디아 테슬라까지 폭등
추세인가 버블인가 논란 일어
[사진 = 연합뉴스]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AI 선두업체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은 깜짝 실적에 장밋빛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연일 상승 랠리를 벌이고 있다. 12일(미국 시간)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 183.79달러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3조달러 시대를 눈 앞에 뒀다. 애플 시총은 2018년 8월에 1조 달러를 넘었고, 2년 만인 2020년 8월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작년 1월 초 장중 한때 3조 달러를 찍은 후 경기침체 우려에 뒷걸음질을 쳤지만 최근 완연한 상승세다.

AI 핵심기술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80%를 장악한 엔비디아는 이날 시총이 9752억달러까지 껑충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이 엔비디아 주식 매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총 1조 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분위기다.

테슬라 주가도 12일 연속으로 상승하며 역대 최장 랠리를 펼쳤다. 테슬라 주가는 전기차 경쟁 심화와 가격 인하 등으로 한때 휘청했지만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MS(1.5%) 구글(1.15%) 아마존 (2.5%)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1.53% 상승한 1만3461.92에 장을 마쳤다. 작년 4월 21일 이후 13개월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웬만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를 능가하는 수준까지 오르면서 증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된 것인지, 지나친 낙관론에 기댄 버블 현상인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2018년 애플이 시총 1조 달러를 첫 돌파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5년이 지난 현재 3조달러를 눈 앞에 뒀는 데다 우려보다 기대가 큰 분위기다. 애플의 현 시총은 세계 7위 경제 강국인 프랑스 GDP 총액(2조9234억달러, IMF 2022년 기준)과 맞먹는 수준이다.

애플 뿐 아니다. 챗GDP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올해에만 39% 튀어오르며 시총 2조4570억달러로 애플을 뒤쫓고 있다. 이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1조6420억달러)과 아마존(1조2990억달러)까지 빅테크 4곳이 시총 1조달러 이상을 기록중이다.

시총 1조 달러를 코 앞에 둔 엔비디아는 올해에만 무려 176%나 폭등했다. 빅테크 주가가 반년도 안돼 최소 30%에서 200%까지 폭등했지만, 투자자들은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각) 미국개인투자자협회 여론조사에 따르면, 6월7일 현재 개인 투자자 44.5%가 “미국 주식이 지금부터 6개월 후에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여전히 약세를 유지할 것이다”라는 답변은 24.3%에 그쳤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는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강세 심리가 약세 심리를 20% 이상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낙관론으로 돌아선 이들은 개인투자자 뿐 아니다. 300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미국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속한 전미위험투자관리자협회(NAAIM)의 투자심리지수(NAAIM exposure Index)는 지난 주 90%를 기록했다.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표 변화를 강한 상승 모멘텀으로 읽고 있다. 시장 전략가인 에드 야데니는 “현재 미국 주식이 극단적인 강세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는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모두 더 낙관적으로 변하는 시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빅테크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S&P500지수 연말 목표가를 4000에서 45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줄어들었고 기업 수익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근거로 삼았다.

역사적으로도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된 후에도 주가는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갔을때 S&P500지수는 강세장 진입 이후 12개월 동안 상승한 적이 전체의 92%에 달했으며 평균 수익률은 19%였다. S&P500 지수는 지난주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해 약세장을 탈출한 것으로 기록됐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248거래일 동안 지속된 이번 약세장은 1948년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특히 챗GPT 열풍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5년내 10배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케팅 인텔리전스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보유한 전세계 263개 회사의 매출 자료를 토대로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올해 37억360만달러에서 2028년에는 363억5810만달러로 폭풍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비관론자는 이 같은 상승세를 하락장 속에 일시적인 상승으로 보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트레이더톰은 “수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장밋빛 청사진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면서 “현재 CNN 공포탐욕지수를 보면 극단적인 탐욕의 영역에 진입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CNN 공포탐욕지수는 현재 78로 극단적 탐욕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S&P 500 125일 이동 평균, VIX 지수, 주가 강도, 주가 상승·하락 폭, 정크 본드 수요 등을 고려할 때 과잉 매수 상태라는 지적이다. 시장 전략가인 에드 야데니는 “주식을 부양하는 한 가지 핵심 요인은 채권 시장과 소비자 심리 데이터”라면서 “올해와 내년에 대한 기업 수익에 대해 전망치가 밝아졌지만, 문제는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데 있다”고 설명했다.

RBC캐피털마켓의 로리 칼바시나는 “현재로선 기업들이 수익 전망치를 얼마나 달성해 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상당수 고위 인사들이 6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7월 이후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놓은 점도 부담스럽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동결에 나선 호주와 캐나다가 지난주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섰듯, 물가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연준도 다시 긴축을 재개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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