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목' 잡는 시진핑...쏟아져 나오는 중국 청년들 [와이즈픽]

이형근 2023. 6. 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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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1만 명.

우리나라 인구의 25%나 되는 이 많은 사람들,

올해 중국의 대학 입시생 수입니다.

하지만 5명 중 1명은 취직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올여름, 중국에 큰일이 닥칩니다.

대학 졸업생, 1,158만 명이 쏟아져 나오는 겁니다.

중국에서 한 해 대학 졸업생 수가 1,100만 명을 넘는 건 처음입니다.

입시생 수도, 졸업생 수도 최다.

문제는 청년실업률도 20%를 넘습니다.

수치상으로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는 건데,

졸업생들만큼이나 속을 끓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입니다.

중국 청년들은 공산당의 든든한 우군입니다.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넓게는 30대까지,

공산당 덕분에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는 식의 강화된 국가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자연스럽게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로 무장했고, 이는 곧 공산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습니다.

시 주석은 이런 청년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몽을 추진해왔습니다.

시 주석, 청년들이 등 돌리는 상황은 상상해 본 적도 없을 거고, 상상하기도 싫을 겁니다.

하지만 일할 데 없는 청년들의 분위기는 싸늘합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대학생들의 '백지시위', 기억나실 겁니다.

당시 학생들은 시 주석과 공산당의 퇴진을 외쳤습니다.

봉쇄로 일관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시 주석이 당황하기 충분한 상황이죠.

청년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

시 주석이 꺼낸 회심의 카드는 '상산하향(上山下鄕)'이었습니다.

'상산하향', 산으로 올라가고 시골로 내려가라는 뜻으로,

청년은 마땅히 논밭에서 사서 고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시 주석, 한 대학생한테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까지 보냅니다.

"학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일을 하며 민생을 이해하고 학문을 연마한다니 내 마음이 매우 기쁘다."

"새로운 시대 중국 청년은 이런 정신을 가져야 한다."

마치 '행운의 편지' 주는 것처럼.

시 주석의 기대와는 달리, 비판 여론이 거셉니다.

"마오쩌둥 시절인 1960-70년대, 지식인과 청년을 강제로 농촌에 보낸 하방운동이 떠오른다",

"퇴행적이다",

"취업난 해결을 위한 당국의 해법은 하방 뿐인가"라는 불만이 많습니다.

광둥성은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에서 일하게 하겠다고 발표했고,

중국 교육부는 '블루칼라' 직종을 택하거나 농촌으로 가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같은 중국의 대형 기업들이 당국의 눈치에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하고는 있지만,

미운털 박히면 망하기 십상인 분위기와 십수 조 원에 달하는 기부금 압박 등 중국의 기업 환경은 여전히 척박합니다.

당국의 고용 확대 정책은 구호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렇게 근본적인 실업 대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행운의 편지라니,

중국 청년들의 불만, 이유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청년실업 문제는 우리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청년실업발 중국의 경제 불안은 위안화 환율 하락을 이끌고 있습니다.

실제로 청년실업률 통계 수치가 발표 이후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외국 자본이 해외로 유출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위안화가 약세라는 건, 중국의 수출 물가가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단 얘기입니다.

청년실업으로 인한 중국의 내수 부진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중국의 대입 시험에서 시진핑 어록이 논술 문제로 등장했습니다.

5년 전에도 출제됐습니다.

그래서 중국 수험생들은 시진핑의 사상과 어록을 공부합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자식 교육이라면 끔찍한 중국 어른들이지만,

이들에게 시진핑 어록은 웃음거리일 뿐입니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면 청년들은 참지 않습니다.

미래 주역들의 손엔 언제든지 들어 올릴 수 있는 반기가 쥐어져 있습니다.

돌아선 우군이 가장 무서운 법입니다.

제작 : 이형근 (yihan3054@ytn.co.kr)

총괄 : 김웅래 (woongra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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