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바로 전기 쏩니다…美 칼텍, 태양광에너지 실험 성공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6. 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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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픽사베이]
미국이 우주에 띄운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만든 전기를 지구로 보내는 ‘우주 태양광발전’ 실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인공위성에 달린 태양전지판이 태양광을 전기로 바꾼 후, 이를 전파 형태로 전환시켜 지구로 쏜 것이다. 지구의 수신기가 이 전파를 성공적으로 수신했고, 수신한 전파를 지구에서 다시 전기로 전환화는데도 성공했다. 연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24시간 친환경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우주 태양광발전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계에선 전기 전송 효율화 등을 위한 향후 실험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르면 2040년께 우주 태양광발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이 우주 태양광발전 시제품 ‘우주태양광전력시연기(SSPD)’가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보낸 전기 신호를 수신하는데 최근 성공했다. 우주 태양광 발전을 연구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준민 책임연구원은 “우주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이를 무선으로 전송하는데 성공한 것”이라며 “아주 작은 수준의 에너지이지만 세계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우주 태양광 발전 개념은 미국의 과학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1941년 발표한 단편소설 ‘리즌(Reason)’에서 처음 제시됐다.

실제 지난 1월 발사돼 고도 550km의 지구 저궤도 상공을 돌고 있는 SSPD엔 태양광 발전용 패널이 달려있다. 위성 양쪽에 패널이 달려있는데, 한 쪽 너비만 50m으로 양쪽 너비로 보면 100m다. 칼텍 연구진은 2017년 1㎡당 1kg 미만의 태양전지를 넣을 수 있는 초경량 모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위성의 무게는 50kg 정도에 불과하다.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빔 회로도 개발해 이를 위성에 설치했다.

칼텍은 2013년 SSPD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국 억만장자인 도널드 브렌 부부로부터 1억 달러(약 1273억원)를 투자 받았다. 미국 항공우주기업 노스럽그러먼도 1250만 달러(약 159억 원)를 투자했다.

과학자들의 도전에 투자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우주 태양광발전의 가능성 때문이다. 우주공간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1㎡당 1360W다. 하지만 이 에너지가 지구에 진입하면 대기 중 반사와 구름과 먼지 등으로 약해져 지상 1㎡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300W를 넘지 않는다. 지구에서의 태양광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다. 우주 공간에서는 지구에서처럼 햇빛을 막는 대기나 구름이 없다. 낮과 밤이 생기지 않아 사실상 무제한으로 태양빛을 이용할 수 있다. 지구에서의 태양광발전 보다 약 8배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세계 각국은 이 같은 전망과 가능성에 우주 태양광발전 실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럽은 우주 태양광 상용화 목표시점을 2040년으로 잡았다. 태양광발전시설을 갖춘 1.7km 길이의 거대 위성 다수를 궤도에 띄우고 GW(기가와트) 급의 전력을 지상에 쏘는 기초기술은 2025년 확보하고, 2035년 시험발전소 운영 후 2040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당장 2030년대부터 우주태양광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2028년 우선 우주태양광 전력 전송 기술을 시연한다. 이후 2030년 우주에 1MW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점진적으로 2050년대 1GW급의 발전소를 세운다는 목표다. 일본은 역시 2050년 우주 태양광발전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2025년 우주 태양광발전의 첫 전송시험을 시도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은 국가 차원의 우주태양광발전 기술개발 계획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전기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자체 예산으로 일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형상기억고분자’를 이용해 우주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부품의 무게를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는 김성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우주태양광발전과 관련해 외부에 공개된 뚜렷한 계획이나 가시적 성과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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