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공존의 숲’ 조각가 강동현 “모든 생명은 하나의 선으로”

KBS 지역국 2023. 6. 1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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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을 배출한 경남에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이목을 끄는 조각가가 많습니다.

현재 대만 초청 전시회에서 생명과 환경의 가치를 알리고 있는 조각가를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금속의 선을 이어서 만든 동물 형상에는 식물의 이미지가 같이 담깁니다.

[강동현/조각가 : "하나로 다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든 생명들은. 이 사슴이나 동물이 죽어서 그 위에 또 다른 식물이 또 살아나고 그 식물을 다시 동물이 먹고 그런 관계들이 상호 관계들이 발생하면서 숲이 이루어지고..."]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숲. 강동현 작가가 그리는 생명의 숲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밀양의 한적한 들판.

오래된 농가 창고가 작가의 숲이 시작되는 출발점입니다.

차갑고 딱딱한 스테인리스스틸은 뜻밖에도 생명을 표현하는 최적의 재료가 됩니다.

[강동현/조각가 : "용접을 하면서 유연성 있게 나뭇가지를 표현할 수 있고 물이라는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서 광택을 내는데 그 광택은 스테인리스스틸이 가장 알맞은 빛깔이나 색감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강동현 작가의 작품은 모두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마치 연필로 그림을 그리듯 금속의 선 하나만으로 음영과 원근감까지 표현해 냅니다.

[강동현/조각가 : "드로잉 하듯이 스테인리스스틸을 연결해서 중첩하고 그림을 그릴 때 명암이 들어가듯이 여기 부분은 선인데도 더 밀도감을 줘서 음영을 표현하려고 했던 부분입니다."]

산골에서 소를 먹이던 소년의 어릴 적 기억은 소와 말, 사슴, 새를 통해 생명을 표현하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공간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스케치한 형상을 작업대에 옮기고 나면 선으로 윤곽을 잡아나갑니다.

직선의 스틸을 곡선으로 구부리고, 용접으로 입체감을 살려 연결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습니다.

선과 선이 만나 형태가 완성되면 광택을 살리기 위해 갈고 닦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강동현/조각가 : "(갈고 나면) 표면이 거울처럼 나와요. 그렇게 한 후에 다시 도색을 하고 도색을 한 뒤에 다시 표면을 또 광택을 내면서 닦아내고 그 작업을 해야 되는데 작품 하나 만들어내는 데에 공정이 너무 많아서 아주 시간이 오래 걸려요."]

작가는 비움과 채움을 통해 선 하나로 단절된 세상을 연결하고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무는 조각가로 평가받는데요.

10년째 집중하고 있는 '공존의 숲'은 생명의 순환과 환경에 대한 철학을 담아낸 작업입니다.

[강동현/조각가 : "전체적으로 보시면 동물 형상을 가지고 표면은 식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공존은 식물과 동물이 같이 상생하고 상호 작용을 해서 숲이 만들어지고 자연이 만들어진다는 그런 의미를 이렇게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오는 16일까지 대만 101타워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주제 역시 공존의 숲인데요.

독창적인 조각 작품들은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동시에 잃어버린 숲의 가치를 전합니다.

[강동현/조각가 : "자연에는 직선이 없어요. 모든 게 곡선이고 곡선들이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다 연결되어져 있거든요. 이유가 있다는 거죠. 그런 걸 토대로 작품 형상이나 의미 그리고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잘 연결해서 표현하고 전달하고 싶습니다."]

자연의 꽃 한 송이, 작은 나뭇잎과 풀잎 하나까지, 곡선의 자연은 언제나 창작의 동력이었습니다.

[강동현/조각가 : "제가 꿈꾸는 숲은 모든 것들이 해치지 않고 아름답게 순리대로 이어나가는 역행하지 않는 그리고 뭔가 파괴되지 않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순환되는 숲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존의 숲에서 작가는 세상의 모든 숨소리를 이어줄 아름다운 순환을 꿈꿉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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