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상최고치 찍고 꺾일 때만큼 고조된 낙관론[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6. 1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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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그간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세에 회의적이었던 개인 투자자들과 전문 투자자들 모두 낙관론으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 개인투자자 협회(AAII)의 지난 7일 투자 심리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5%가 미국 증시가 6개월 후에 지금보다 더 상승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가 6개월 후에 지금보다 더 하락해 있을 것이란 응답은 24.3%였다. 나머지는 미국 증시가 6개월 후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6개월 후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낙관적인 대답이 하락을 예상하는 비관적인 응답을 20.2%포인트 앞선 것이다. 낙관 심리가 비관 심리를 20%포인트 이상 앞서기는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치를 쳤던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또 낙관적인 대답이 장기 평균인 37.5%를 넘어서기는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증시는 단기 고점을 치고 약세로 돌아서던 때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분위기만 바뀐 것이 아니다. 펀드매니저들도 낙관적으로 변했다. 전미 액티브 투자매니저 협회(NAAIM)가 조사한 결과 액티브 투자 매니저들의 미국 주식 비중은 지난 7일까지 일주일간 90%를 넘어섰다. 직전 주만 해도 미국 주식 비중은 53.9%에 불과했다. 이 역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마지막으로 인베스터 인텔리전스 어드바이저의 투자 심리 보고서 역시 투자 자문가들 사이의 낙관론이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조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낙관론 고조는 단기 고점 신호?
증시에 낙관적인 분위기기 고조된데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일부는 낙관적으로 변한 투자자들이 그간 수익률이 부진했던 중소형주에 대해 포지션을 구축해 추격 매수에 나서면서 증시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야데니 리서치의 사장인 에드 야데니는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낙관론이 극단적인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금 기관 투자가와 개인 투자자 모두 좀더 낙관적으로 변해가는 지점에 도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과거 18개월간의 약세장에서 베어마켓 랠리를 예로 들며 최근 고조된 낙관론은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터닝 포인트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다.

트위터에 투자 의견을 게재해온 톰 더 트레이더는 지난해와 올해 투자 심리의 단기 고점은 증시의 핵심적인 전환점과 일치했음을 보여주는 차트를 공유하며 "침체장에서 극단적인 탐욕과 주식 비중 확대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 작용했다. 이 둘의 조합은 주요한 하락세에 앞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탄광 속의 카나리아란 재앙이나 위험을 예고하는 조기 경보를 의미한다.

톰 더 트레이더 트위터


톰 더 트레이더가 공유한 차트에 따르면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최근 지난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극단적인 탐욕" 영역에 들어섰다.

지난 2월 초 공포와 탐욕 지수가 "극단적인 탐욕" 영역에 들어섰을 때 미국 증시는 연초부터 시작된 랠리를 멈추고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설문조사로 산출한 것은 아니다. S&P500지수의 이동평균선과 S&P500지수의 콜옵션 대비 풋옵션의 비율,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 주식 대비 채권에 대한 상대 수요 등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시장의 각종 지표를 종합한 것이다.

마켓워치는 최근 증시의 심리 변화는 올초와 비교하면 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올초만 해도 투자 전문가와 개인 투자자들은 나스닥지수가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고로 높은 수익률로 새해를 출발했음에도 랠리의 지속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당시 투자 심리 조사는 투자자들이 1월 랠리를 '데드 캣 바운스'(지속성이 없는 반등)로 생각했음을 보여준다.

또 증시가 지난 2월 초 단기 고점을 기록한 뒤 조정을 받자 투자 심리와 매수 포지션은 빠르게 약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증시는 지난 3월 지방은행들의 연쇄 부도 사태 이후 다시 랠리를 재개했다.

실적 개선→중소형주로 랠리 확산
야데니 리서치의 사장인 야데니와 RBC 캐피탈마켓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인 로리 칼바시나는 최근 증시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예상되던 경기 침체가 찾아오지 않으면서 기업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결과기 때문에 랠리가 좀더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낙관적으로 변한 주요 원인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이라는 펀더멘털에 있는 만큼 랠리가 지속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칼바시나는 지난 6월초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이 57%에 이르렀다며 "실적 전망치 개선 추세와 마찬가지로 투자 심리도 치유 과정의 중간쯤 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투자 심리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침체 없이 기업 실적이 개선된다면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와 S&P400 중형주지수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6월 들어 러셀2000지수와 S&P400 중형주지수가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2일 S&P500지수가 3577.03으로 바닥을 찍은 직후부터 증시 상승을 예상해왔던 야데니는 "강세장이 중소형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랠리가 메가캡 기술주에서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면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며 중시가 더 올라갈 것이고 그간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초과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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