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들' 김주환 감독 "김새론 사건 이후 링거 맞으며 7,8회 대본 새로 써" [인터뷰M]

김경희 2023. 6. 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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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로 자신의 장기인 청춘 버디의 콤비 플레이를 살린 김주환 감독을 만났다. 영화 '청년 경찰'로 565만 관객을 동원시킨 김주환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첫 시리즈에 도전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올해 초 영화 '멍뭉이'도 개봉하며 한차례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났던 김주환 감독은 "영화는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밀렸고 이 시리즈도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되어서(작품의 촬영 도중 출연자 김새론의 음주운전 논란이 있었다) 작품이 세상에 나온 게 감사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애초의 대본에서는 김새론이 연기한 '차현주'와 우도환이 연기한 '김건우'가 극의 후반부를 이끌어가며 드라마틱한 카 체이싱과 액션, 부상에서 회복한 뒤 합류한 '홍우진'과 함께 액션의 절정으로 향하는 이야기였지만 6회까지 촬영을 끝냈을 시점 김새론의 음주운전 사건이 발행하며 후반부의 이야기를 다 바꿨어야 했다는 김주환 감독은 "압박이 꽤 컸다. 시간도 없었고 이후의 내용을 위해 준비했던 것도 다 무용지물이 되었고, 앞부분을 편집하며 이야기를 다듬는 것까지 상황(김새론의 논란)이 발생하면서 다 고쳐야 했다"라며 정돈된 단어로 표현했지만 당시에 얼마나 멘붕이었을지를 짐작게 했다.

일단 촬영을 중단하며 남은 7,8회차의 대본을 한 달 동안 다시 써야 했다는 그는 "촬영을 한 달 쉬어도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저를 위해 스태프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속이 많이 타더라. 나는 우리 스태프들과 끝까지 이 작품을 마무리하고 싶었고 그 책임감은 있었는데 시간이 늘어지면 그걸 보장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달 안에 밤을 새우면서 정말 열심히 썼다. 집에서 작업을 하려니 아이들 때문에 집중이 안 될 것 같아서 연출팀과 제주도에 내려가서 작업을 했는데 당시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인지 가자마자 3일 만에 온몸에 오한이 나고 설사를 계속해서 코로나에 걸렸나 했다. 그런데 검사해 보니 급성 장염이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으면서도 저는 누워서 계속 줄거리를 이야기했고 보조작가가 옆에서 계속 받아쓸 정도로 조금의 쉴 틈도 없이 대본을 썼다. 그렇게 안 하면 스케줄을 맞출 수 없었다."라며 얼마나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다 만들어 놓은 작품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급하게 바꿔 썼어야 했는지를 이야기했다.

"제가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글을 쓴 적이 있나 싶었던 시간이었다. 대본에서 부족한 지점은 현장에서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보충했고, 그 덕에 애드리브도 적절하게 쓰면서 더 자연스러운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거 같다. 당시에 제가 목 디스크까지 겹쳐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이상이가 주도적으로 '우리가 빨리 잘 하면 되지'라며 분위기를 이끌어줘서 너무 힘이 되고 고마웠다."라며 김주환 감독은 힘들었던 시기를 잘 견디게 해줬던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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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감독은 김새론의 사건 이후 후시 녹음에도 참여하고 병원에서 떠나는 장면도 추가 촬영을 했어야 해서 다시 봤다고 하며 "현장이 조용하고 숙연했다. 촬영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였다."라며 당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며 "현장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다시 찍으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데, 저희가 세트를 일정 기간 동안만 빌리고 그 기간이 지나면 그 세트에는 다른 작품의 배경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우리 작품을 위해 만들었던 배경들은 다 파기한다. 심지어 우리 작품에서 주요 배경이 되었던 집들은 작품 속에서 불타는 설정이어서 재촬영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왜 김새론이 출연한 장면 전체를 재촬영하지 못했나?'라는 네티즌들의 의문에 답했다.

김새론 때문에 작품의 후반부를 수정하면서 아예 7,8회차는 의도적으로 톤을 바꿨다는 김주환 감독은 "2:1의 화면에서 2.35:1로 화면 비율부터 바꿔버렸다. 그리고 1~6회차와 달리 7,8회는 한편의 영화처럼 구조를 짜버렸다."며 7,8회차만 따로 떼어 보아도 두 청춘의 정의 실현으로 압축해서 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음을 강조했다.

"1~6회까지 정성스럽게 쌓은 공든 탑이었기에 이대로만 가면 나머지도 잘 되겠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대본을 쓰자마자 바로 촬영을 해야 하고 연습할 시간도 없어서 너무 아쉬웠지만 내용적으로 더 밝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은 그래도 좋았던 것 같다."라며 애써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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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바뀐 7,8회에서 김새론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건 배우 정다은이었다. '오기사'의 손녀 '오다민'을 연기한 정다은에 대해 김주환 감독은 "'청년 경찰'때 가녀린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어느새 근육을 키워서 급하게 요구했던 양궁 연습까지 하면서 버텨주었다. 양궁 선수로 했던 이유는 액션의 공간도 넓혀주고 공간을 초월하는 지점이 있어서다. 의외로 양궁 쏘는 장면에서 CG가 많이 쓰였다. 기술의 도움을 많이 받아 완성한 장면"이라며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그러며 "사실 양궁 설정은 봉준호 감독에게서 배운 것이다. 영화 '괴물'에서 배두나가 활 쏘는 장면을 너무 인상적으로 봐서 머릿속에 있다가 튀어나오게 된 것"이라고 진짜 이유를 밝혀 웃음을 안겼다.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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