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국민 불쾌” 비판 가세…위험 수위 치닫는 한중 관계

김미나 2023. 6. 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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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향해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들이 불쾌해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싱 대사 발언과 관련해 "중국 쪽이 이 문제를 숙고해보고 우리에게 적절한 조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싱 대사에 대해 중국의 적절한 조처를 요구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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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4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향해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들이 불쾌해한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적절한 조처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일 싱 대사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한국 정부의 ‘미국 편향’ 외교 정책을 겨냥한 뒤, 여당과 정부 관계자에 이어 대통령까지 직접 중국 압박에 나서면서 한-중 관계는 최악의 위기로 치닫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비공개 시간에 “한-중 관계는 늘 상호 존중과 우호 증진, 공동의 이익 추구라고 하는 대원칙을 갖고 해 오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자는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위안스카이 이야기를 하면서 ‘싱 대사 개인을 떠나 양국 관계가 이런 것으로 인해서 나빠져서 안 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위안스카이는 구한말 조선에 주재하면서 내정 간섭을 했던 인물로, 싱 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언급한 윤석열 정부 외교 노선 비판을 ‘내정 간섭’이라고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싱 대사 발언과 관련해 “중국 쪽이 이 문제를 숙고해보고 우리에게 적절한 조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싱 대사에 대한 주의·징계나 교체 등을 요구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헌법 정신을 기초로 자유 민주주의 국가 및 동맹국과 협력하면서 동시에 상호존중·호혜의 원칙에 따라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간다고 밝혀왔는데 마치 그런 정책이 편향적이고 특정 국가를 배제한다는 듯한 곡해된 발언을 (싱 대사가) 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당에서는 전날에 이어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싱 대사가 외교관의 책임을 망각하고 계속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앞으로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까지 검토돼야 한다”며 “중국 정부도 더 이상 싱 대사를 두둔하지 말고 대한민국에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이날 원내회의에서 “(싱 대사가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이런 무례가 반복된다면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하는 조처를 취할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외교부에 촉구했다. 정부는 그러나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는 방안은 공식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싱 대사에 대한 ‘조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싱 대사에 대해 중국의 적절한 조처를 요구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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