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국회부의장 “엑스포 홍보 계기 의원외교 관심 커져… 해외서도 긍정 평가” [세계초대석]

배민영 2023. 6. 1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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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남미·유럽 순방 유치전 지휘
유럽 국가 처음 헝가리 공식 지지 끌어내
의원외교도 데이터 축적·활용 시스템 필요
당의 돈봉투·김남국 사태 국민 앞에 사과
혁신위원장 ‘인사 논란’ 공론화 부족 때문
총선 매진할 시기에 내분·잡음 안타까워
전원위 자체 ‘여야 대화·경청의 장’ 자부심
소위 무산됐지만 실질적 합의체 구성해야
21대 남은 1년 여야가 협치 하도록 역할

농구 선수에서 노조 간부로 변신하고, 내각을 경험한 4선 국회의원에 선거로 뽑힌 첫 여성 국회부의장까지.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경력은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그러다 보니 일복도 많다. 헌정사상 첫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제외교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지구촌 곳곳을 오가고 있다. 그의 화려한 정치 경력은 ‘누나 리더십’으로 통하는 포용력이 바탕이다.

당내 위기가 오면 어김없이 당내 비상대책위원장 1순위로 꼽히는 것도 그런 배경이다. 보수와 진보로 갈려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진영 내에서도 팬덤 정치로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정치 현실에서 김 부의장의 행보는 주목받고 있다. 김 부의장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여야 특정 한 정당만 잘될 수는 없고 그랬던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함께 소통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김 부의장을 지난 8일 국회에서 만나 엑스포 유치전을 비롯해 당내 현안,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물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국회 전원위원장, 경제외교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선거제 개편 논의와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의회외교를 진두지휘하며 느낀 소회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한 각국 반응은

“각국 정상 및 주요 정치인들로부터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헝가리는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지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몽골은 대통령, 국회의장 면담 후 공식 지지를 이끌어 냈다. 콜롬비아는 작년에 서면으로 한국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정권이 바뀌어 입장 확인이 필요했는데 이번 순방을 계기로 지지를 공고히 했다. 엘살바도르에선 대통령, 국회의장을 차례로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맞서 우리가 역량을 집중할 부분은

“사우디는 막강한 오일 머니를 앞세우고 있다. 자본으로 대항해선 안 되고 우리만의 특장점을 발휘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엑스포의 핵심 가치인 ‘교육·혁신·협력’에 가장 잘 부합하는 나라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도 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회원국별로 전략적이고 능동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엑스포 유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홍보도 필요하다.”

―엑스포 유치전을 계기로 의회외교 역량에 관심도가 높아졌다

“국회부의장에 출마하면서 동료 의원들에게 의회외교 지원 강화를 공약했다. 복합위기로 불리는 최근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경제 외교를 의회외교의 새로운 핵심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재임 기간 동안 의회외교가 정부 외교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해 국익 외교와 공공 외교의 새 지평을 열겠다. 의회외교가 아직은 상대 국가와 국회의원 개인의 친소 관계에 머무는 경우가 다반사다. 성공한 결과물을 축적하고 활용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 시스템을 통해 단발성 외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의회외교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선거제 개편을 의제로 한 국회 전원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소회는

“이번 전원위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선거제 개편을 의제로 열렸다. 여야 의원 100명이 참여해 당리당략에 의한 발언이 아닌 자유로운 의사 개진의 장이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고, 이를 계기로 정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교섭단체뿐 아니라 비교섭, 무소속 의원에게도 기회가 돌아가도록 배려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큰 차질 없이 토론이 이어졌다.”

―전원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지난달 30일 여야가 전원위 소위 구성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김진표 국회의장 및 여야 ‘2+2 협의체’가 논의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충분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야는 선거제도 개편안 협의를 위해 공전을 중단하고 실질적 합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여야 극한 대립 속 선거제 개편 논의가 관심받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선거일에 임박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 유불리에 따라 나눠먹기식 논의가 반복돼 온 게 현실이다. 21대 총선에서 결국 위성정당이 출현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래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2023년 현재를 반영하는 원칙과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선거제 개편을 이뤄 내자는 것이다. 열린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국민 앞에 설명하고 평가받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원위는 정쟁이 아닌 대화와 경청의 장이었다고 평가한다. 우리 국회 스스로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회복할 책무가 있다.”

―돈봉투 의혹, 김남국 사태, 혁신위원장 선임 파문 등 당이 위기란 평가다.

“먼저 돈봉투 사건이나 김남국 의원 건으로 당이 얼룩지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 그동안 민주당이 개혁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약속을 드렸지만 실망스럽게 한 점에 대해 당내 중진 의원으로서 거듭 송구하다. 혁신위원장 선임은 짧은 시간에 급하게 하다 보니 당내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 당사자는 물론 최고위원들과도 소통이 부족했다. 언론에 따르면 이래경 위원장 임명도 최고위원들과 하루 전에 공유했다고 한다. 최소 지도부와 충분한 사전 소통을 했다면 ‘인사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 혁신 방향을 둘러싼 내분이 있는데.

“먼저 지적할 건 총선과 대의원제도는 전혀 연관이 없다.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은 권리당원과 안심번호를 통한 국민의 비율을 50%씩 반영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의원총회에서도 발언했듯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의원 선출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대의원제도 개편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부적절하다. 대의원제 폐지 등 논의는 국민적 여론을 수렴해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지금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해야 할 시기인데 이런 논의가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 돈봉투 의혹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건 등으로 당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국민과 당원이 뽑은 당대표로 충분한 리더십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앞으로 의원들과 함께 총선 승리를 위해 시급히 극복해야 할 문제들을 잘 헤쳐 나가리라 생각한다. 다만 당대표와 다른 생각, 정치적 철학을 가진 의원, 인물을 적극적으로 만나서 동의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 한편 강성 지지자들을 잘 설득해서 당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포용과 대화의 리더십을 병행해야 한다. ‘가치’가 다르다고 ‘같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지역구 공약 사업인 제2세종문화회관 문래동 유치가 차질을 빚고 있다

“문래동 유치 사업은 2012년부터 추진돼 왔다.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고 서울시의회, 영등포구의회에서 행정절차까지 모두 마친 사업이다. 지난해 예산까지 마련돼 국제현상설계 공모만 시작하면 됐던 일이다. 그러나 지난 구청장 재임 시절 서울시와 문래동 토지 무상사용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다가 시장과 구청장이 교체되면서 타 지역 이전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서울의 허파와 같은 여의도공원 4000∼5000평을 없애고 회관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시대의 모순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산이 없는 곳이 영등포구다. 구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유일한 대형공원을 줄인다는 계획에 동의 못 한다. 현재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대책위원회’를 주민 스스로 구성해 발대식까지 진행했다. 앞으로 주민 여러분과 끝까지 사수해 나갈 것이다. 행정심판과 주민소환제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치권을 향한 국민 불신이 크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국민을 위한 정치가 본령이다. 당리당략이나 정쟁이 아닌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갈등과 반목을 넘어 협치와 희망의 정치를 다시 보여 드리고 불신과 몰이해의 정치 문화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 국회부의장 당선 당시 ‘여야 소통의 메신저가 되겠다’고 했다. 21대 국회 남은 1년간 여야가 협치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한국 정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늘 강조하지만 대화와 타협이 정치의 본질이다. 17대, 19대 국회까지만 해도 여야 의원들이 자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17대 국회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논의했고 19대 국회에선 여야 여성 의원들끼리 간담회, 세미나도 개최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여야 관계가 경색됐고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의 불필요한 갈등, 무조건적인 비난으로 여야가 경색 국면에 빠지면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에게만 갈 것이다. 어느 정당도 어떤 정치인이라도 혼자 잘할 수는 없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여야 특정 한 정당만 잘될 수는 없고 그랬던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 국민 눈높이에서 함께 소통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1955년 출생 ●무학여고 졸, 한국방송통신대 졸, 경제학석사(서강대), 명예박사(몽골국립대) ●전국금융노조연맹 상임부위원장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17·19·20·21대 국회의원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고용노동부 장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 ●21대 국회 한·중남미 의회외교포럼 회장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의장 ●국회부의장(현)

대담=이천종 정치부장, 정리=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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