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다"…'귀공자' 김선호, 돌아이도 가능하네(종합)[Oh!쎈 인터뷰]

김보라 2023. 6. 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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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배우 김선호(37)가 새 한국영화 ‘귀공자’를 통해 스크린으로 진출했다. 그동안 연극과 TV 드라마에서 활약해 오던 그가 올해는 영화배우로도 활동 영역을 넓힌 시기로 분류할 수 있겠다. ‘귀공자’를 보면 거칠고 고된 액션과 함께 ‘돌아이’ 캐릭터를 소화한 그의 행보가 눈길을 모을 만하다.

지난 2009년 연극으로 데뷔했지만 이제 막 영화를 시작한 김선호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아직은 꿈꾸는 신인의 자세였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작품을 향한 그만의 풋풋한 마음을, 다시 한번 뜨겁게 타오른 열정을, 대화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오는 21일 영화 ‘귀공자’의 극장 개봉을 앞두고 13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김선호는 “모든 게 처음이라서 아직은 설레고 떨린다. 무섭기도 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선호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오랜만이지만 저는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된 일이 더 의미가 있다. 어쨌든 제가 주연으로서 ‘귀공자’에 참여를 해서 기대가 되는 것”이라며 “물론 저는 (관객들로부터) ‘김선호가 연기를 잘한다’는 평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선호가 저런 캐릭터도 할 수 있었구나’라는 얘기만 들어도 배우로서 굉장히 기쁠 거 같다”고 새 영화를 내놓은 소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언론배급시사회 때 저도 이 영화를 처음 봤다. 제 얼굴이 스크린에 딱 나왔을 때 너무 부끄러워서 눈 뜨고 못 보겠더라.(웃음) 어느 배우가 자신의 연기를 보면서 ‘너무 잘한다’고 생각하겠나.(웃음) 저는 제 얼굴을 보자마자 눈을 감았고 몸도 뒤로 젖혔다”고 감상 후기를 전했다.

김선호의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감독 박훈정, 제작 영화사 금월, 제공공동제작 스튜디오앤뉴, 배급 NEW)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해 한이사(김강우 분), 윤주(고아라 분) 등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로 이달 21일 극장 개봉한다.

가제 ‘슬픈 열대’로 출발한 ‘귀공자’는 지난 2021년 12월 크랭크인 했으며 지난해 4월 전체 촬영을 마쳤다.

이 작품에 그가 캐스팅된 이후 전 여자친구와의 개인사가 폭로돼 파장이 일었던 것과 관련, “당시 박훈정 감독님이나 제작배급사 대표님께서 제게 ‘대안이 없었다’는 얘기는 안 하셨다. 제게 ‘어때? (현재 상태에서 연기를)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우리는 너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그들의 신뢰에 용기를 얻어 출연할 수 있었던 결정적 순간을 회상했다.

김선호는 이어 “제가 이 작품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인물과 작품에 대해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입장이었다”라며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매 순간, 매 장면 집중했다. 작품에 최선을 다하느라 심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다행히 박훈정 감독님이 친구처럼, 형처럼 대해주시니 제가 작품에 더 몰입하면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김선호는 “물론 저에 대해 누군가 안 좋게 얘기하시면 저도 사람으로서 유쾌하진 않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제 가치관 안에서 바라보고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산책을 하면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한다. 그러면 한 이틀 정도 괜찮아진다. 약속이 있는 날에는 걷는 거리를 줄이고, 힘들면 카페에서 쉬다가 다시 걷기도 한다”고 일상을 털어놨다.

김선호는 이번 작품을 위해 그간 해보지 않았던 액션 연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작품 속 돌아이 같은 표정과 말투, 분위기 등은 허투루 만들어낸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다.

“사격연습장에서 공포탄과 실탄의 소리를 구분하면서 들었다. 또한 액션 팀과 합을 맞추는 게 중요했는데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연습했다. 감독님은 ‘귀공자가 멋진 액션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서 상황에 따라 조율하면서 익혔다. 특히나 액션은 촬영 전날이나 당일에 바뀌기도 했다. 수정된 것도 익숙해지도록 그 자리에서 연습을 했다.”

킬러 귀공자에 대해 그는 “고된 훈련을 받은 사람인데 자신을 외적으로 치장하면서 아픔을 감춘다. 저는 귀공자가 자기 마음대로 일을 꾸몄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분석 과정을 들려줬다.

그런 그가 안 해본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로 박훈정(48) 감독을 꼽았다. “감독님과 처음 대화를 나눌 때 귀공자가 마르코를 쫓는 이유에 관한 원초적 질문부터 주요 서사까지 모두 여쭤봤다. 저는 눈빛, 말투의 습관 말고도 어떻게 하면 더 섬찟하게 보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신 거 같다”고 했다.

김선호는 “연출자가 그린 콘티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감독님과 배우의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연출자와 배우는 살아온 인생이 달라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꼭 필요한 것”이라며 “가령 초록색을 놓고도 누군가는 ‘푸르다’ ‘연둣빛이다’라는 등 모두 다르게 표현하는 것처럼 감독님과 작품에 들어가기 전이나 촬영 중에도 세밀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박훈정 감독과 생각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다음에도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되자는 생각을 데뷔할 때부터 가져왔다”는 김선호는 “박 감독님이 이런 대본도 있다고 하시면서 ‘폭군’의 출연도 제안하셨다. 대본을 보니 재미있어서 또 같이 하게 됐다. 다음에도 감독님이 제안을 하신다면 같이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거 같다.(웃음) ‘폭군’을 하면서 감독님의 디렉팅을, ‘귀공자’를 할 때보다 더 수월하게 알아들었다”고 한 팀으로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에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스튜디오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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