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도 골프도 ‘박주영으로 통한다’
축구 대표팀에서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던 곽태휘,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뛰었던 김승용, K리그1 울산 현대의 플레잉 코치 박주영, 포항 스틸러스의 백성동까지 전·현역 축구 선수가 한자리에 모였다. 낯익은 축구장 대신 골프장 잔디 위를 밟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특히 곽태휘와 김승용을 골프의 세계로 인도한 박주영 얘기로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네 사람은 13일 원주 오크힐스CC에서 열린 ‘2023년 축구인 골프대회’에 참가해 프로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7번홀(파4)에서 만난 곽태휘는 프로 골퍼 못지않은 장타를 휘둘렀다. 평균 70타대로, 못쳐도 80타를 친다는 그는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하면서 1년 정도 안 쳤더니 비거리가 줄었다”며 웃었다. 2021년부터 몸담았던 중국 리그 청두 룽청에서의 코치 생활을 마치고 현재는 귀국해 지도자 준비를 하고 있다.
백성동은 “현역 선수는 나밖에 없다”면서도 “형들이 워낙 잘 해줘서 편하게 치고 있다”고 말했다. 투온 버디에 성공한 뒤에는 “형들에게 사랑받도록 하겠습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주영이 형이랑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태휘 형과는 경남FC에서 같이 뛴 적이 있다”며 반가워했다.
장타자 곽태휘에게 골프의 재미를 알게 해 준 사람이 박주영이다. 곽태휘는 2016년 FC서울 입단 동기로 인연을 맺은 박주영에게 골프를 배웠다. 그는 “(박)주영이랑 같이 많이 게임을 즐겼다. 서울에서 선수 생활 시절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주영이를 본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라운딩한 김승용과도 서울에서 함께 뛰었다. 경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백성동을 두고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데도 잘 지냈다”며 웃었다.
골프를 친 지 10년 됐다는 박주영은 “롱기스트는 태휘 형이 받을 것 같다. 비거리가 300야드는 돼 보인다”며 청출어람 곽태휘를 경계했다. 골프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는 김승용과는 자주 본다면서 “오늘도 승용이가 하남에서 여기까지 데려다줬다”고 자랑했다.
김승용은 박주영과 영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주영이가 아스널(잉글랜드)에서 뛰던 시절 영국으로 건너간 적이 있는데, 일주일 내내 쉬지도 않고 골프를 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도자 A급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남양주 별내에 살고 있는데 골프치러 갈 때면 늘 주영이를 데리러 간다”면서 “주영이가 은퇴한다고 하면 꼭 은퇴식에 가겠다”며 변함없는 ‘골프 우정’을 과시했다.
원주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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