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탄소 인터넷` 구현, 우리가 선도하자

2023. 6. 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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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ETRI 산업·에너지융합연구본부장

전 세계는 글로벌 신냉전, 자국 우선주의, 4차산업혁명 가속화 그리고 기후변화·탄소 중립의 대응 마련 등의 혼돈 속에 있다. 권력지형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할 기술패권 쟁탈전도 한창이다. 지정학적에서 기정학적 국제질서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차세대 대안적 자본주의인 자연·그린 자본주의 경제 체계가 대두되며 탄소중립에 대한 각종 정책과 제도와 규제들이 봇물 터지듯 출현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자유무역 기조에서 탈탄소무역 기조로 큰 흐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공급 100%를 지향하는 카본 프리 100%(CF10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친환경·사회적 책임경영, 지배구조 개선(ESG) 경영, 제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을 수입할 때 추가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이다.

기후변화대응과 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탄소 다배출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청정경쟁법안(CCA) 등도 시류에 편승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무역장벽들은 점점 높고 두껍게 세워질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대의명분 하에 자국 기업의 보호와 이익확대 제고 활동에 태클을 걸 수는 없을 것이다.

외국의 제도, 규제, 법안 마련을 통한 변화 과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까? 탄소배출권 거래제, 소규모 전력 중개시장,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 등 다양한 규모의 원별 시장들이 각자의 논리와 제도를 가지고 확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개별 시장의 혼재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다. 이에따라 원별 접근보다는 이제는 통합 메커니즘에 대한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탄소중립 기본계획,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확정 등 여러 방안이 강구되고 있으나 ICT 국내 역량에 비추어 이를 적용하고 활용하기 위한 방법은 부족하다 생각한다.

디지털과 ICT가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은 센싱·초연결·통합화·최적화·가시화 기술 기반의 탄소 저감일 것이다. 무엇보다 우선인 것은 탄소 배출 대상과 범위를 설정하고, 탄소 배출의 양을 정밀 측정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탄소저감 활동이 적용되어 얼마만큼의 탄소배출 저감이 이루어졌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각종 탄소관련 시장에서의 기본적인 재화가 되며 당연히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정보이어야 한다.

이에 필자는 탄소 인터넷의 구현을 제안한다. 이를 구성하는 요소기술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탄소배출 정밀 관측·측정 기술이다. 탄소저감 활동을 위한 대상은 이제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만 국한하지 말고 온라인 디지털 활동까지 그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다. 즉 경제·사회 활동 전반에 걸친 다차원 복합 탄소 관측과 계량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표준 탄소배출 인벤토리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다량의 탄소정보의 고신뢰 실시간 전달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구축 비용과 운용 비용, 그리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적합한 통신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입체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 탄소 인터넷 플랫폼 기술이다. 탄소가 글로벌 경제사회의 매개물(재화)로 등장하는 이른바 '팍스 카보니움'(Pax Carbonium)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투명하고 정확한 탄소배출 및 탄소경제 사회적 기반 시스템 제공을 통해 갈등 관리 및 탄소경제 메커니즘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탄소 인터넷 서비스 창출이다. 탄소 배출과 관련된 모든 유무형 요소의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서로 주고 받고 이를 통합하는 것이다. 탄소저감, 탄소 경제활동으로 구동할 수 있는 정보 수집, 추적, 관제, 융통의 자동화 인터넷을 말한다. 통합적인 시장 메커니즘의 뼈대가 되며, 과학·기술 기반 탄소중립 실현의 화수분이 될 것이다.

문제와 난제에 봉착했을 때 더 확장하고 융합하여 일을 벌이는 것이 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VUCA) 시대를 마주하는 우리 연구자들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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