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들’ 감독, ‘김새론 논란’에 병까지 얻어..“넷플 2위, 마음의 빚 덜었다”[인터뷰 종합]

김나연 2023. 6.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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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김주환 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대중들 앞에 선보였던 ‘사냥개들’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사냥개들'의 연출 및 극본을 맡은 김주환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샤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김주환 감독은 “사채에 대해 잘 몰랐다. 원작에서 거대한 줄기들이 나왔다. 그걸 가지고 제가 굉장히 많이 가미를 했다. 원작이 비극적 구조도 있고, 스릴이 강한 어두운 내용이다. 조금 더 밝고 더 재밌게 해보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원작 1, 2화를 그대로 써봤는데, 영상화 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잘 안 풀리는 지점이 생기더라. 고민하다가 12부작으로 써보자 싶어서 2화까지 썼는데 그것도 너무 어두웠다. 그 타이밍에 넷플릭스와의 대화가 시작되면서 버디극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주셨고, 8부작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2년이 넘는 시간을 극본에 쏟아부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던 김주환 감독이었지만, ‘사냥개들’ 촬영 중 벌어진 주연 배우의 논란으로 후반부 전개를 전면 수정해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차현주 역의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던 것. 당시 김새론의 비중이 적지 않고, 상당부분 촬영을 마친 상태라 통편집이나 배우 교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주환 감독은 “드라마 8편을 쓰는게 쉽지 않더라. 원작이 있어도 너무 쉽지 않아서 8부작을 쓰면서 탈모가 생겼다. 그리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와서 커피나 육류도 못 먹었다. 거기다 꼬리뼈도 아파오기 시작한 상황에서 5월 중순 아침에 다음 분량을 정리하고 있을 때 ‘기사를 보라’고 연락이 왔다. 그 걸 보고 얼었다. 내가 선택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을 때 작품에 대해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 많은 생각들이 총알처럼 날아다니고 정리도 안 됐다”고 논란을 접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7, 8화까지 김새론 배우의 분량이 있었다. 그런데 불편을 최소화 하고자 한달정도 촬영을 스톱하고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다시 썼다. 80페이지 분량을 한달 안에 써야지 스태프들이 유지될 수 있었다. 비용도 계속 발생중이었고, 주연 배우들도 다음 작품이 있지 않나.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대본을 쓰면서 몸과 마음에 많은 병들이 생겼다. 어지럽고 초조해 하면서 썼는데, 끝나고 나서도 몸이 안 낫더라. 목 디스크에 자율신경계 실조증까지 생길 정도로 혹사 시키면서 했다. 워낙 분량이 많다 보니 앞 부분도 촘촘히 편집했다. 어떻게든 불편함을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다. 그것때문에 억울한 배우들도 있을 거다. 그 친구와 나오는 조·단역 배우 중에서는 아예 없어진 배우도 있다. 마음 아프고 미안하더라. 제가 잘못했다고 할 순 없지만 다음 작품에서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려고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사냥개들’ 작업 후 목디스크와 공황장애 초기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김주환 감독은 김새론과의 마지막 촬영을 묻자 “병원 장면을 추가로 찍은걸로 알고 있다. 앞에 한컷 정도 못 찍은 분량이 있었고, 후반에 녹음 같은걸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김새론 배우와의 작업은 마무리 됐다”며 “사실 김새론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때 차현주의 모습이 있었다. 외로운 아이고 방어적인 모습이 있어서 딱 맞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장면은 배우가 운건지 진짜 운건지 모르겠더라. 다 숙연했다. 저희는 그게 시작이었다. 그 후에 분량을 다 정리해야하고 공들여 준비한 액션들 다 버려야 해서 다들 힘들어 했던 상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느낌이 좋았다. 너무 열악한 지점 있어도 이겨내고 있었고, 잘 끝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그들이 흔들리면 안 되지 않나. 저는 이미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숨기지도 못하는 스타일이라 배우들이 많이 지탱해 줬다. 제가 ‘우’도환 ‘좌’상이라고 하는데, 애들이 망가지는 형을 계속 지탱해 줘서 울컥할 때가 많았다”고 고마움을 털어놨다.

김새론의 논란으로 차현주 캐릭터가 일찍이 하차하면서 그 공석을 채울 캐릭터에 대해서도 고민이 뒤따랐다. 김주환 감독은 “‘횡’의 움직임을 많이 했으니 이제는 위로 올라가야겠다, 게임으로 치면 원거리 마법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괴물’에서 영감을 받은 것도 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작품 안에서 여동생 같은 인물을 떠나보냈기 때문에 그에대한 아픔이 있는데 그걸 안 다룰 수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그 마음 힐링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즉흥적으로 나왔다”고 오다민 캐릭터의 탄생 비화를 전했다.

오다민 캐릭터에는 ‘청년경찰’에서 함께 했던 정다은 배우가 함께했다. 김주환 감독은 “아끼는 배우다. ‘청년경찰’ 때 열정적이고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묘사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스케줄이 타이트했다. 한달 안에 대본을 쓰고, 그걸 보고 위에서 준비해야해서 캐스팅할 시간도 없었다. 그때 기억나는게 다은 배우라 전화해서 캐릭터만 설명했다 괜찮겠냐 했더니 그 친구도 무조건 하겠다고 해서 그 친구를 염두에 두고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활을 못쏘는데 연습을 많이 했다. 생각보다 아담한 친구다 보니 활 시위를 당기기 힘들더라. 시위를 잘못 놓으면 팔을 때리는데, 애기처럼 살이 연하니까 멍이 들더라. ‘미안하다,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다’고 했는데 항상 웃는 모습으로 와서 했다. 현장에서 비타민이라 불렸다. 분위기도 살려주고 너무 고마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두 주연배우인 우도환(김건우 역), 이상이(홍우진 역)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김주환 감독은 “둘 다 착하다. 버디 물에서 두 사람의 케미는 연출이 해야하는 중요한 분이다. 많이 만나면서 목소리 톤도 들어보고 생각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현장에 가면 말하지 않았던 부분들이 많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며 “그 두 친구는 서로에게 많은 열정과 사랑이 있었다. 제가 현장에서 많은것들을 즉흥적으로 한다. 많은 부담이 됐을텐데 그대로 자기 캐릭터로 소화하는걸 보면서 ‘팀워크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게 항상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청년경찰’도 찍으면서 그런 기억이 많았다. ‘사냥개들’에서도 그런 지점이 뒤로 갈수록 많아져서 과정이 특별하고 소중했다. 긴 회차였지만 여기서 나온 좋은 마음들이 다음 작품 할때 좋은 동기나 기여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사냥개들’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반영한 배경이 특징적이다. 김주환 감독은 “작가로서 수행하는 첫 과제가 어떻게 갈등 극대화 시키냐, 어떻게 공감을 만드느냐다. 저희 현장도 코로나때문에 스톱됐고, 전세계적으로 영향이 있었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OTT는 모두가 볼수 있으니 그런 아픔이 공감이 되고 ‘우리도 이겨내고 있으니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이야기 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들 믿어주신 것 같다. 리스크가 있는 부분이다. 마스크도 껴야하고 대사가 안들릴수 있고 얼굴이 안보이기도 했다.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저도 지금은 마스크를 벗고 다니고 있는데 너무 힘들었고, 현장도 숨막혔다. 제가 코로나에 걸리면 현장이 멈추지 않나. 배우가 걸리면 다른 분량을 촬영하면 되는데 제가 걸리면 2주간 멈춰야 하고 모든 지점들이 문제가 심각해서 항상 알콜 스왑으로 손 갈라질때까지 닦고 케어를 하면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방역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

‘사냥개들’의 연출 포인트는 어떤 부분이 있을까. 김주환 감독은 “처음에는 ‘K-액션’이라는게 모두의 합의점이었다. 제가 안해본 액션이 카체이싱이어었는데 고난이도였다. 그렇게 힘든줄 몰랐다. 복싱도 사실 ‘범죄도시’에 마동석 선배님이 계셔서 ‘어떻게 하지?’ 고민 많았다. 마동석 선배님을 뵌적 있는데 복싱에 진심이시더라. ‘넘어서자’가 아니라 ‘우리 결대로 살아야하는데’하는 지점에 노력을 많이 했다. ‘오징어게임’, ‘더글로리’ 작가, 감독, 배우 등 너무 위대한 분들이 넷플릭스에서 자신의 특기나 장르대로 전세계에 한국 컨텐츠의 우상 알리고 있지 않나. 여기에 ‘K-액션’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작업했고, 그런 지점을 봐주셨으면 보람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일까, 출연진 논란과는 별개로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폴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사냥개들’은 글로벌 2위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김주환 감독은 “공식 결과인 넷플릭스 오피스는 수요일에 나온다고 하더라. 공식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며 “배우들이 신인배우도 많았다. 다들 너무 힘들게 한 작업에 보람을 느끼고 있어서 저도 마음의 빚이 덜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즌2 제작에 대해서는 “열린 결말이라 생각한다 .캐릭터들이 살아있기 때문에 캐릭터 중심적인 액션이 가능하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저희도 또 사냥개가 돼야죠”라고 여지를 남겼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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