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금융 재건에 임종룡 회장 어깨 무겁다

이효정 2023. 6. 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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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수 계획이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하겠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첫 출근일에 한 말이다.

공직자로 시작해 금융지주 회장부터 장관(금융위원장)까지 했던 거물이 비운의 기업 우리금융을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라는 새집을 짓기 위해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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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증권사 인수 계획이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하겠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첫 출근일에 한 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금융은 조용하다.

혹자는 임 회장 취임한 지 약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 섣부른 우려라고 말한다. 그러나 임 회장은 내정자 신분으로 사실상 지난 2월부터 업무 파악에 나섰다. 3월 계열사 인사도 하며 경영에 즉각 뛰어들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한양증권, 유안타증권을 인수하려다 불발되기도 했다.

기자수첩

과거 농협금융 시절에는 어땠나. 그는 2013년 6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당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더니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를 공식 선언했다. 인수전에 참여하며 연말에 우투증권을 품었다.

취임과 동시에 우투증권을 사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임 회장 취임 이후 경영에 속도를 냈고 때마침 좋은 매물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우리금융이 물밑에서 어떤 매물을 살펴보는지 알 수 없으나, 겉으론 마땅한 매물이 없다. 한양증권, 유안타증권 이후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매물로 떠올랐지만, 현재로선 눈에 띄는 진척 사항이 없다.

되레 그사이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잠재적인 경쟁자만 늘었다. JB금융은 과거부터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공공연히 증권사, 자산운용 계열사 인수를 언급해 왔다. 최근 대부업을 내려놓고서라도 증권사를 사들이겠다는 OK금융그룹도 있다.

마땅한 매물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못하는데 경쟁자만 늘어나는 꼴이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의 운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인사다. 당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이후 우리금융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했다. 1차 민영화 시기였던 2010년에 임 회장은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우리금융 지분을 관리하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에 참여했다. 2016년에 공자위가 투자자 7개 사에 지분 약 30%를 매각할 때 그는 금융위원장으로서 우리은행 출범 15년 만의 민영화를 선언했다.

그런 그가 돌고 돌아 후배들을 제치고 우리금융에 왔으니, 그 어떤 인사보다 책임감이 크다. 공직자로 시작해 금융지주 회장부터 장관(금융위원장)까지 했던 거물이 비운의 기업 우리금융을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과거 우리금융은 공적 자금 회수 과정에서 정책 입안자들의 선택으로 알짜 계열사들을 잃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가 무너졌다.

우투증권뿐만 아니라 대신증권으로 넘어간 대신에프앤아이(옛 우리에프앤아이), 키움증권에 넘어간 키움투자자산운용(옛 우리자산운용) 등이 그렇다. 2011년 JB금융에 넘어간 우리캐피탈은 아직도 '우리'라는 이름을 유지하며 'JB우리캐피탈'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라는 새집을 짓기 위해 달려야 한다. 진용도 갖췄다. 최근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를 우리은행장에 내정하는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마무리했다.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운 임 회장의 결자해지를 기대해 본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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