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이직 지원제도' 판교 희망퇴직 기준 되나
10년차 이상 직원 이직하면
기본급 15개월치·500만원 지급
경기 판교 정보기술(IT) 밸리에 구조조정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전 세계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수익성 제고'와 '비용 통제'가 업계 화두가 됐다. 경영난이 심각하지 않은 회사까지도 적체 인력을 재조정하는 등 선제적인 움직임에 나선 분위기다. 특히 스타트업 등 중소형 업체가 아닌 빅테크까지 '액션'에 나섰다는 점이 새로운 추세다.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부터 2주간 '넥스트 챕터'라는 이름으로 고연차 직원 대상 이·전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창사 이래 처음 진행되는 인력 재정비 프로그램이다. 내부 직원들은 사실상 이를 '희망퇴직'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빅테크인 네이버·카카오(네카오) 전체적으로 볼 때도 첫 사례다.
넥스트 챕터 대상은 경력 10년 이상 또는 직책이 있는 직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원자에게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과 별개로 최대 15개월치에 해당하는 기본급과 이·전직을 위한 지원금 명목으로 5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금액으로 보면 최대 수천만 원대에 불과해 수억 원대에 달하는 일반 기업, 금융사에 비해선 강도 높은 희망퇴직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안팎에서는 회사의 방향성을 놓고 '카카오 공동체'의 한 식구가 되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협력 사업을 효율화하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한 고참 직원은 "넥스트 챕터는 원하는 사람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면서 "대상이 되는 직원들은 강제적 분위기가 덜하다 보니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다"고 전했다.
판교 업계에서는 네카오에서 사실상 첫 희망퇴직 사례가 나타난 만큼 넥스트 챕터가 향후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만 명에 달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업계와 달리 한국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어려운데 넥스트 챕터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이 괜찮다면 '판교 희망퇴직'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민서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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