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1200원대 안착하나 넉달만에 1270원대로 급등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3. 6.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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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 3거래일새 20원 올라
반도체 회복·美금리동결 기대
엔화값 8년만에 100엔당 910원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당 원화값이 17원 가까이 급등해 4개월 만에 1270원대에 진입했다. 최근 강세로 돌아선 원화가 1200원대에 안착할지 주목된다.

13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16.9원 급등한 1271.4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당 1283원에서 출발한 원화값은 장중 한 때 1270.8원까지 치솟았다. 원화 가치가 1270원까지 오른 건 지난 2월 14일(1269.4원)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화는 경상수지 적자에도 반도체 수출 회복 조짐에 힘입어 이달 들어서만 무려 50.2원 뛰었다.

13~1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원화 강세 배경이 됐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가 둔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더해져 원화 강세 모멘텀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대기업의 '자본 리쇼어링' 움직임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여겨진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대기업의 '자본 리쇼어링' 소식에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이날 10원 정도가 훅 빠졌다(원화 가치 상승)"고 말했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해외 법인의 본사 배당액을 전년 대비 4.6배로 늘리고, 이를 국내로 들여와 투자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대체로 원화가 두 달 넘게 갇혔던 1300원대 박스권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모처럼 1270원대에 올라선 원화 가치가 강세 여세를 몰아 더 오를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날까지 불과 3거래일 만에 단숨에 20.1원 급등했기 때문에 되돌림 현상(원화 가치 하락)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위안화와 엔화 약세 현상도 변수다. 이날 중국은 단기 금리를 깜짝 인하했지만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16위안 수준으로 작년 11월 말 이후 최저이고, 엔화는 달러당 139.56엔을 기록하는 등 두 통화 모두 약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로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10.97원이었다. 100엔당 원화값이 920원을 밑돈 건 2015년 7월 3일(912.34원) 이후 7년11개월 만이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위안화·엔화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원화만 강세로 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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