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고객 겨냥"… 지방銀, 핀테크와 '밀착'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6.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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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銀, 젊은고객 모으기 집중
외형 키우는 핀테크와 협업
토스에 경남·광주·부산銀 합류
올 지방銀 대출액 150% 급증
네이버파이낸셜, 전북은행과
데이터 공유해 대출상품 개발

지난달 말부터 대환대출 서비스를 시작한 핀다에서는 애큐온저축은행에서 연 16% 금리로 4500만원을 빌린 차주가 연 8.13% 금리의 광주은행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기에 성공한 사례가 나왔다. 핀다 관계자는 "금리와 한도 조건이 좋은 지방은행 상품이 속속 입점할 예정"이라며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넘어가는 차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방은행과 핀테크업체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지방 소멸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도시 고령화가 심각한 지방은행은 젊은 고객 유치가 시급하고, 핀테크사는 재원을 확보해 외형적 성장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니즈가 맞아떨지면서 협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은행)이 핀테크사의 대환대출 플랫폼에 줄줄이 입점하고 있다. 토스에는 대구·경남·광주은행이 입점한데 이어 이달 부산·전북은행이 합류한다. 핀다는 5대 지방은행과 제휴를 완료했고,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전북은행을 시작으로 지방은행들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이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계열 핀테크사를 경계하며 입점에 소극적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제휴하려면 '안 된다' '어렵다'는 식의 접근이 많지만 지방은행은 '서로 협력해서 성과를 내보자'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지방은행과 핀테크사의 '찰떡궁합'은 대출 실적에서 드러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토스에서 실행된 5대 지방은행의 대출 규모는 669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436억원)보다 151% 급증했다. 핀다에서 올해 1분기에 진행된 5대 지방은행 대출 약정 건수는 이미 작년 한 해 실적(6205건)을 2배가량 웃도는 총 1만3984건으로 집계됐다. 1분기 지방은행 대출 약정 금액은 작년 규모의 2.3배를 넘어섰고, 2021년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뛰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은 20·30대 모객력을 경험하면서 핀테크사에 제공하는 금융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산은행은 이달 중 카카오페이와 전세자금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핀테크업체와 함께 외환을 바꾸고 보관할 수 있는 '환전지갑'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토스에 신용대출에 이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방은행이 건전성 관리 문제를 고민하는 가운데 핀테크사와 '연합 전선'을 구축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은행보다 영업력에서 열세에 놓인 지방은행들은 몇 년 전부터 '1.5' 금융을 표방하며 중신용자 대출을 늘려왔는데,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중소기업대출과 부동산·건설 관련 대출의 부실 위험이 고개를 들면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졌다. 실제 지난 1분기 5대 지방은행 연체율을 살펴보면 전북은행이 1.19%로 가장 높고, 이어 대구은행(0.54%), 광주은행(0.46%), 부산·경남은행(0.33%) 순이었다. 전년 동기(0.2~0.57%)와 비교하면 2배가량 뛰었고, 5대 시중은행 연체율(0.2~0.34%)과도 크게 차이가 난다.

광주은행이 토스뱅크와 금융권 최초로 추진하는 공동 대출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연합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광주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42% 이상인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델을 높게 평가했다.

전북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이터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네이버페이 결제 내역을 비롯한 비금융 데이터를 이용해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를 겨냥한 대출 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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