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왁·욱일기 불지른 제주도민…"핵오염수 일본에 보관하라"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800여 명 대규모 집회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며 제주 농어민과 시민들이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및 CPTPP 저지 제주범도민운동본부는 13일 제주시 노형동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 2차선 도로에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제주 범도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800여 명, 주최 측 추산 1000여 명이 참가했다.

단체는 "전세계와 일본에서조차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퍼져나가는데 유독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만 신뢰를 보내는 기이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심지어 핵오염수 문제에 대한 공포와 우려를 괴담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포장하기 바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핵오염수가 공정하고 적합한 과학적 검증방법에 따라 안전성이 입증됐다면 해양투기를 막을 명분도 없다"며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시료 채취와 분석 전반에 허점과 기만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고, 일본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피력했다.

단체는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자국 내에서 처리하고 보관하면 될 일이지 왜 먼바다로 흘려보내려 하는가"라며 "오영훈 도정은 윤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강력 항의하고, 민관협력을 통해 해양투기 반대행동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해녀 물질 도구인 테왁과 찢은 욱일기를 드럼통에 넣어 불태우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또 오전부터 시위 참여 차량 100여 대와 트랙터 6대에 방류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서귀포시 성산포항과 안덕계곡에서부터 제주시 영사관까지 차량 시위를 벌였다.

집회 직후 단체 대표들은 주제주일본총영사관을 찾아 문 밑으로 밀어넣는 방식으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또 총영사관 문에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포기하고 자국 내에 보관하라'는 문구가 적힌 항의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12일 오전 오염수를 원전 앞 바다에 방류하는 설비의 시운전을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약 2주간의 시운전 기간에 방사성 물질이 없는 물을 바닷물과 섞어 해양방류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설비에 미비한 점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긴급한 상황 발생 시 장비가 정상적으로 정지하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