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POINT] 홍명보 '소신발언' 뒤에 곧바로 터진 울산의 '동남아 인종차별'

김대식 기자 2023. 6.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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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현대의 인종차별 사건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또 있다.

울산은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가 주춤하는 K리그1 우승 레이스를 단독으로 질주하고 있는 중이다.

울산 주전 레프트백 이명재가 개인 SNS에 사진을 게시했는데 이규성, 박용우, 울산 팀 스태프가 돌아가면서 인종차별적 댓글을 달았다.

박용우, 이규성, 울산 팀 스태프는 다른 이들보다 피부가 검은 이명재를 동남아 쿼터로 비유했고 특정 선수 이름을 언급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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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울산 현대의 인종차별 사건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또 있다.

울산은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가 주춤하는 K리그1 우승 레이스를 단독으로 질주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분위가가 좋다. 울산문수경기장에도 수많은 팬들이 방문하면서 분위기가 최고조였는데 스스로 암초를 만들었다.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1일이었다. 울산 주전 레프트백 이명재가 개인 SNS에 사진을 게시했는데 이규성, 박용우, 울산 팀 스태프가 돌아가면서 인종차별적 댓글을 달았다. 이규성은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고 했고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며 다시 한번 피부색 인종차별적 댓글을 남겼다. 구단 스태프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댓글을 남겨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박용우, 이규성, 울산 팀 스태프는 다른 이들보다 피부가 검은 이명재를 동남아 쿼터로 비유했고 특정 선수 이름을 언급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선수들은 게시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울산은 공식 사과문까지 올렸다. 구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울산 소속 인원을 대상으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는 교육을 실시하겠다. 이번 사태에 언급된 사살락 선수 그리고 관계자들에게 사과를 전하겠다. 이번 사건을 면밀히 파악해 빠른 시간 내에 상벌위원회를 개최,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건과 관련된 선수들과 관계자도 사과문을 게시했다.

K리그를 선도하고 있는 구단에서 이러한 논란, 심지어 인종차별 논란이 발생한 건 너무나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외부에서 바라볼 때 K리그는 리그 특성상 각각의 구단을 인식하기보다는 리그 전체로 인식될 때가 많은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해외에서 바라보는 K리그에 대한 평가를 낮아질 것이다.

울산 선수들이 홍명보 울산 감독이 가지고 있는 의식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도 아쉽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6일 수원FC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한국 축구 전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축구가 더 여러 가지 발전해야 한다. 장애인석을 한번 봐라. 아무리 축구를 잘해도 저런 모습이 발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위에 장애인석이 있다고 하는데 원정 팬이라고 해서..."라며 임시로 마련된 장애인석을 가리켰다.

홍명보 감독이 가리킨 곳에는 울산 유니폼을 입은 한 관중이 임시로 마련된 장애인 관람석에서 축구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임시로 마련되긴 했지만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 일단 경기를 제대로 지켜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경기장 구석에 붉은 띠로 구역만 따로 설정해놓은 게 전부였다.

홍명보 감독은 "홈, 원정을 떠나서 누구든 축구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개선해야 할 의식이다. 장애인이라서 더 특별하게 해줄 필요는 없지만 저런 면은 개선이 되어야 한다. 어디에 가도 축구장에 저런 모습은 없다. 깜짝 놀랐다"며 노후된 시설과 장애인 인권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K리그에 또 다른 화두를 던졌다.

홍명보 감독의 쓴소리에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공감하며 박수를 보냈지만 정작 선수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종차별 행위를 저질렀다.

사과로만 넘어갈 수 없는 사건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확실한 가이드라인과 처벌 규정이 있다. 울산 자체 징계와는 별개로 연맹 차원에서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 자세한 경위와 정도 파악을 한 상벌위에서 처벌 여부를 검토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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