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과세 폐지하니 해외 배당금 유턴, 기업친화정책의 힘이다 [사설]

2023. 6. 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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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 법인이 보유 중이던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들여와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 전기차 생산시설 등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전기차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반가운 소식이다. 일자리 확대와 경상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들여올 배당금 규모는 올해 들어 4월까지 국가 경상수지 적자(53억7000만달러)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원화가치 방어에 대한 정부 부담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자본 리쇼어링' 결정에는 해외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를 없앤 법인세 개편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됐지만, 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의 95%는 국내에서 비과세 대상이 된다.

법 개정 영향은 즉시 나타났다. 지난해의 4.6배에 달하는 해외 배당금을 들여오기로 한 현대차그룹은 물론이고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배당금 수익(8조4400억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배 급증했다. 포스코홀딩스(5202억원) SK이노베이션(3702억원) 등도 1분기 자본 리쇼어링에 가세했다.

해외 배당금 유입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수익은 1분기 102억845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해외 법인에 쌓아둔 유보액은 35억2770만달러에서 15억5330만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해외 배당금 이중과세 폐지가 불러온 자본 리쇼어링은 기업 친화 정책의 힘을 보여준 생생한 사례다. 야당은 부자 감세라며 법인세 개편을 반대했고, 세수 감소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세 부담을 덜어주니 기업들이 해외 곳간에 쌓아뒀던 돈을 국내 투자에 쓰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 확대는 기업 경쟁력 강화와 세수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말로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외칠 것이 아니라 산업 현장의 낡은 세제와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기업을 뛰게 해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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