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 처음 온 日 모녀, 우체국 오픈런…"BTS 우표 살래요"

최지은 기자 2023. 6. 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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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우표를 사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을 찾은 일본인 유코씨의 말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를 강타한 BTS가 데뷔한 지 꼭 10년이 되는 이날 우체국 앞은 영업시간 전부터 30명이 넘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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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10주년' 보랏빛으로 물든 서울…전 세계 아미 모였다
우정사업본부는 13일 'BTS 기념우표' 현장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온라인 사전 판매에선 오픈 3시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BTS 기념 우표를 구매한 뒤 일본인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최지은 기자


"엄마와 함께 거의 매일 방탄소년단(BTS)의 영상을 찾아봐요. 한국에 방문한 것도 BTS 때문이에요."(일본인 유코씨)

BTS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우표를 사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을 찾은 일본인 유코씨의 말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를 강타한 BTS가 데뷔한 지 꼭 10년이 되는 이날 우체국 앞은 영업시간 전부터 30명이 넘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ARMY)인 유코씨와 아야코씨는 모녀 관계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함께 BTS 영상을 찾아볼 정도로 열성적이다. 딸 유코씨는 "저는 '진'을, 엄마는 'RM'을 좋아한다"며 "살 수 있는 한 최대한 우표를 많이 구매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 BTS 페스타' 기간에 맞춰 난생 처음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2023 BTS 페스타'는 BTS의 데뷔일을 기념해 전 세계 아미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고자 하이브와 서울시가 협업해 기획한 축제다. 서울시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 곳곳에서 BTS를 상징하는 보랏빛 조명이 점등된다. 오는 17일 여의도 한강 일대에서는 BTS 리더 'RM'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각종 부스가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13일 'BTS 기념우표' 현장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온라인 사전 판매에선 오픈 3시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기념 우표는 BTS가 발매한 앨범 커버로 디자인됐다./사진=최지은 기자


BTS 덕분에 한국어를 공부한 이들도 있었다. 우미노씨의 한국어 교재는 BTS 멤버들이 나오는 영상 콘텐츠다. 우미노씨는 "그전까지는 한국어 배울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BTS를 좋아하면서부터 공부를 시작했다"며 "태국에서 하는 '슈가' 콘서트를 보고 어제 한국에 왔다. 내일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에 우표를 구매하러 왔다"고 밝혔다.

이날 아미들의 '핫플레이스'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HYBE)' 사옥이었다. 유코씨는 다음 목적지는 어디냐는 질문에 하이브를 언급했다. 하이브에 가는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는 핸드폰 번역기를 열어 '성지순례'라는 단어를 찍어 보여줬다.

13일 오후 하이브 사옥 앞은 보라색 옷과 아이템으로 꾸민 아미로 가득했다. 이날 BTS 멤버들의 얼굴을 벽화로 그리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BTS 멤버들이 '아미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며 일명 '역조공'으로 기획한 행사다./사진=최지은 기자


이날 오후 하이브 사옥 앞은 보라색 옷과 아이템으로 꾸민 아미들로 가득했다. BTS 멤버들의 얼굴을 벽화로 그리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BTS 멤버들이 '아미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며 일명 '역조공'으로 기획한 행사다. 한국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미완성된 벽화 앞에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하이브 사옥 앞에서 만난 홍경아씨는 보라색 티셔츠와 BTS 로고가 그려진 치마, BTS 반지 등을 착용하고 이곳을 찾았다. 그는 BTS와 아미를 "나이와 성별을 떠나 음악으로 연결된 선한 영향력의 증거"라고 했다. 홍씨는 "재작년 암 진단을 받고 치료하면서 BTS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BTS 역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했다. 그 여정을 알고 있기에 아미가 된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호주인 제인, 필리핀인 알니, 캐나다인 린(왼쪽부터)/사진=최지은 기자


필리핀인 알니와 호주인 제인, 캐나다인 린은 하이브 앞에서 곧바로 친구가 됐다. BTS라는 연결고리가 있어서다. 알니는 "아미는 전 세계에 있는 큰 가족(Big Family)"이라며 "아미들은 연령대가 다양한데 한 번 '입덕'하면 나갈 출구가 없다"고 말했다.

린은 부모님이 한국인이다. 그는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한국인으로서 중압감을 이겨내려 했다"며 "BTS를 보면서 부모님과 나의 문화를 받아들이게 됐다. BTS는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더 확고하게 만들어주는 시작"이라고 웃어 보였다.

아미들은 오는 2025년을 기대하고 있었다. 제인은 "멤버들이 군대를 다녀오는 2025년이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이 사실이 또 한국에 오는 꿈을 꾸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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