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요란하게 사안 부풀리지 말라” 싱하이밍 조치 요구 사실상 거부

지난 5일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싱 대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중국 측이 “사안을 요란하게 부풀리지[炒作] 말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1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대통령실이 싱 대사에 대한 중국 측의 적절한 조치를 기다린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 측이 표명한 입장을 확인했고, 일부 한국 매체가 싱하이밍 대사 개인을 겨냥해 사실과 다르고 더 나아가 인신공격성 보도를 한 것 또한 확인했다”면서 “이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이 언급한 ‘인신공격성 보도’는 전날 일부 국내 매체가 보도한 싱 대사의 관광지 무료 숙박 의혹 등으로 추정된다.

왕 대변인은 이어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의 각계각층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직무이며, 목적은 이해를 증진시키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유지·추동하는 것”이라면서 “요란하게 부풀리는 화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중국이 싱 대사의 최근 발언을 정상적인 외교 활동으로 규정하고, 소환·교체 등 조치로 문책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왕 대변인은 전날에도 “한국이 싱하이밍 대사와 야당 대표 이재명의 만남·교류에 대해 보인 반응에 대해 중국 측은 한국 측에 입장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한 육군 예비역 대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규탄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뉴시스

13일 대통령실은 한국의 대중 정책을 공개 비난한 싱 대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치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에게 “외교관은 주재국의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다”면서 “중국 측이 이 문제를 숙고해보고 거기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싱 대사에 대해 “외교관으로서 상호존중의 태도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사관저로 초청해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는데 분명 잘못된 것”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 확대에 대해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