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 잇따라 IPO '재도전'…이번엔 성공할까

박미리 기자 2023. 6.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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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평 탈락 피노바이오, 셀트·롯바 업고 1년만 재도전
코어라인소프트, 상장예심 청구 3개월만 '승인'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올 들어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단 해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체외진단 업체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9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예비심사는 해당 업체가 상장자격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절차다. 보통 예비심사 청구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45영업일이 걸린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로써 오상헬스케어는 약 2년 만에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오상헬스케어는 2021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오상그룹에 인수되기 전 감사 의견거절로 인한 상장폐지 이력(당시 사명 인포피아), 경영진 횡령 사건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키트 업체로서 수익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년간 경영권 안정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꾀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외형 성장이 지속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2021년 1323억원, 2022년 1939억원에 이어 경쟁사들 매출이 급감한 올해 1분기 2855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이번 IPO로 확보하게 될 공모자금을 기존 체외진단 분야의 연구개발 및 설비교체와 신사업 추진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동현 오상헬스케어 회장은 "설립 이후 27년간 한우물을 파오면서 체외진단 대표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신사업 추진과 M&A(인수합병)를 지속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ADC(항체·약물접합제) 플랫폼 및 표적항암제 전문업체 피노바이오도 1년여 만에 IPO 재도전에 나섰다. 첫 도전은 2021년이었다. 하지만첫 관문인 기술성평가에서 바로 좌절했다. 같은 해 9월 피노바이오가 기술성평가에서 A, BB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평가기관 2곳에서 A, BBB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올해 1월 기술성평가에서 A, BBB 등급을 받으면서 기본 요건을 충족했고 4개월만인 지난달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1년여 전보다는 상황은 좋은 편이다. 피노바이오는 첫 도전 실패 후 굵직한 성과를 선보였다. 작년 6월 미국 콘주게이트바이오, 10월 셀트리온과 자체 개발한 ADC 플랫폼(PINOT-ADC)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들로부터 굵직한 투자금을 유치하는 성과도 냈다. 설립 이후 유치한 투자금만 620억원에 달한다.

의료AI(인공지능) 전문업체 코어라인소프트는 올해 3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 이달 초 승인을 받았다. 당초 코어라인소프트는 작년 상반기 상장이 목표였다. 재작년 말 기술성평가도 A, A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좋지 않은 주식시장 상황을 감안해 계획을 접었다. 이후 코어라인소프트는 시장 상황을 지켜봤고, 작년 하반기 유효기간이 지난 기술성평가를 새로 받으면서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기술성평가 이후 IPO를 추진하려면 결과가 나오고 6개월 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를 해야 함) 빠른 예심 승인에는 7년 연속 대한민국 국립암센터 국가폐암검진 단독 사업자 참여, 유럽 폐암검진 프로젝트 수주 등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외 퇴행성 뇌질환 신약개발 업체 디앤디파마텍, CAR-T 신약개발 업체 큐로셀, 의약품 품질관리 및 CRO 업체 에스엘에스바이오, 항체 신약개발 업체 와이바이오로직스, 펩타이드 신약개발 업체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등도 올해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작년보다는 IPO 환경이 나아졌단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 늦기 전에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바이오사들의 IPO 타이밍이 아직 좋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겠단 현 정부의 정책이 이들의 재도전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 본질이 아직 달라지진 않은 만큼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늦어질수록 바이오 회사들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며 "일부 바이오사들에선 더 늦기 전에 상장을 추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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