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혁신 ‘골든타임’ 놓치지말자

게티이미지

리걸테크 업계와 전문직역 단체와의 다툼이 8년째 이어지고 있다.

2015, 2016년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변호사회가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컴퍼니를 연이어 고소·고발한 이후 양측 공방이 끝나지 않는다. 로앤컨퍼니가 해당 건에서는 무혐의를 인정받았지만 변협은 광고규정을 개정해 플랫폼 이용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헌법재판소가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음에도 상호간 공정위 신고 등으로 인해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리걸테크 서비스에 가입한 변호사는 아직 징계 위험에 노출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랙슨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리걸테크 업체에 6조3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용자와 투자자 모두 리걸테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향후 성장 기회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요 국가는 변호사의 플랫폼 광고를 금지하지 않는 등 서비스 활성화 여건이 마련된 상태다.

해외에서는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며 리걸테크 산업이 성장 기반을 닦는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지루한 법적 공방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가 최근 4년여만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기존 서비스를 이어갈 시기를 놓친 것 같은 사태가 반복될까 우려된다. 타다 금지법으로 이미 기존 형태 사업은 불가능해졌고 ‘혁신은 죄가 없다’는 절규만이 남았다. 시장 수요, 투자와 연결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잡지 못한 혁신 서비스는 설 자리가 없다.

리걸테크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존 세력의 밥그릇 지키기로 인해 혁신 서비스와 새로운 산업이 일어날 수 있는 시기와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보다 빠르고 합리적인 논의를 전개해 혁신 산업의 골든타임을 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