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갈아타고 싶은데"…대환대출플랫폼에 카드사 상품은 왜 없나요

황예림 기자 2023. 6. 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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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대환대출플랫폼이 출시되면서 더 낮은 금리로 쉽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됐으나 카드사들은 플랫폼 입점을 미적거리는 모습이다. 카드사의 대출상품은 금리가 높기 때문에 입점해도 얻을 이득이 많지 않아서다. 다만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카드사의 플랫폼 입점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플랫폼 입점사 신한·KB카드뿐…나머지는 "아직 검토 중"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중 신한·KB국민카드만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핀다 등 대환대출플랫폼에 자사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토스·카카오페이에 입점했고 네이버페이와는 계약을 맺고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네이버페이에만 들어가 있고, 토스·카카오페이 입점도 준비 중이다.

나머지 5개 카드사는 자사 앱에서 대환대출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다. 플랫폼에선 입점 금융사의 대출 금리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지만 카드사 등 금융사 앱에선 금리 비교 없이 자사 대출로 갈아타는 작업만 지원한다.

아직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은 5개 카드사 중 조만간 플랫폼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우리카드 정도에 그친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중 플랫폼에 상품을 들일 예정이다. 삼성·현대·롯데·하나카드는 플랫폼 입점을 검토 중이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현재 플랫폼 입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도 "대환대출 전용 상품 출시와 함께 추후 입점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카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카드사 "플랫폼 입점으로 얻을 실익 없다"…금융위 "다음달부터 입점 기대"
/사진=금융위원회

플랫폼 입점으로 얻을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카드사의 입점을 꺼리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플랫폼에선 모든 입점 금융사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 경쟁력이 높은 금융사일수록 고객을 빼앗아 오기 유리하다. 그러나 카드사의 장기대출 상품인 카드론은 1금융권 상품과 비교했을 때 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5대 은행과 인터넷은행(토스·카카오·케이뱅크)의 가계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23~7.79%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87~14.56%에 달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도 카드사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선택지가 아니다. 저축은행 고객의 상당수는 카드사 고객보다 신용도가 낮아서다. 뚜렷한 실익이 기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플랫폼에 입점하면 중개수수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입점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높은 금리로 대출상품을 운용하므로 플랫폼에 참여하더라도 이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1금융권 고객은 애초에 우리 상품으로 갈아탈 일이 없고 저축은행 고객은 카드사에서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다음달부터 카드사를 유인할 요인이 생겨 플랫폼 입점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대환대출을 희망하는 소비자는 플랫폼에 접속한 뒤 기존에 받은 대출 내역을 조회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카드론은 조회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달 1일부터는 플랫폼에서도 자신이 받은 카드론 내역을 조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정비된다. 시스템이 개선되면 플랫폼 이용자가 카드론을 대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쉽게 알 수 있어 카드사가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플랫폼 입점을 고려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달 1일부터는 카드사들이 플랫폼에서 고객을 많이 빼앗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면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았던 카드사들도 플랫폼에 얼른 입점해 다른 금융사의 고객을 끌어와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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