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비디오테이프 300점 있어야 허가?”···옴부즈만, 문화의 집 설립조건 변경 건의

노현섭 기자 2023. 6. 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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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S.O.S. Talk, 지역 내 인력 애로·환경·관광업 등 논의
박주봉 옴부즈만, “문화·관광, 가축분뇨 자원화 등 건의 최선 해결”
박주봉(가운데)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13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경제통상진흥원에서 열린 '제7차 제주지역 S.O.S Talk'에서 제주지역 중소·벤처기업의 규제고충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기업 옴부즈만
[서울경제]

현재 거의 쓰이지 않는 비디오테이프 300점 이상이 있어야 문화의 집을 설립할 수 있다는 구시대적 설립조건 등이 또 다른 규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와 중진공 제주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에스오에스 토크(S.O.S. Talk) 행사를 개최하고 이 같은 건의를 들었다고 13일 밝혔다.

S.O.S. Talk는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중진공이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규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공동으로 개최해 온 합동 간담회(매년 14회 내외 개최)로, 올해 들어 7번째 행사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제주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문화관광업, 환경?에너지, 분야 등에 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특히 제주지역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비현실적인 문화의 집 설립 요건을 바꿔달라는 건의가 나왔다.

문화의 집은 2종 박물관 또는 미술관에 해당되는 기관으로, 현재 제주지역에 14곳이 문화관람실과 취미교실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화의 집을 운영하려면 자료 및 시설을 갖추어 관할 관청에 등록해야 하는데, 문제는 등록 조건이 도서·비디오테이프 및 콤팩트 디스크 각각 300점 이상의 자료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비디오테이프 및 콤팩트 디스크를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은 현실이 반영되지 않아, 사실상 문화의 집 건립을 어렵게 하는 규제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에 중진공은 제주지역 문화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이 건의를 발굴·건의하면서 “비디오테이프 및 콤팩트 디스크를 VOD 등으로 대체하도록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옴부즈만을 통해 이 건의를 받은 문화관광체육부는 “문화의 집은 현재 생활문화센터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박물관 유형에서 제외하거나 등록요건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그 때 이 건의 내용도 고려해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화학비료로 인한 토양오염 방지와 경종?축산순환농업 장려를 위해 가축분뇨의 자원화 사업에 대한 관련된 건의도 나왔다. 가축분뇨의 자원화 사업은 가축분뇨를 수거, 이를 발효시켜 액체비료(이하 ‘액비’)를 만들고 초지?농장?골프장 등에 살포하는 사업이다.

기존 액체 비료는 잔존하는 부유물질로 인해 살포될 때 스프링클러가 막히거나 가축분뇨 냄새가 남았다. 이 때문에 살포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고, 현행 법령에서는 주거시설 100m 이내로 근접된 지역에서는 액비 살포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A기업은 “최근 기존 액체비료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신기술로 MF막여과기가 개발되었고, 막여과 정제 액체비료는 미생물을 발효하고 막여과 처리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막힘 현상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 비료에 비해 냄새가 전혀 없다”며 “현행 법령에 정한 주거시설 100m 이내 살포 금지 기준을 막여과 정제 액체비료에 한해 제외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막여과 정제 액체비료가 악취 발생이 없고, 주거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현행 규정에 의해서도 주거시설 근접 지역에서 살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옴부즈만은 직접 건의기업 현장을 방문해 막여과 정제 액체비료의 생산현장을 확인한 뒤, 관련 의견을 해당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농어촌 민박 신고기준 완화 △주택 우선공급 우대요건 현실화로 청년들의 장기근속 유도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참여대상 요건 완화 △건강기능식품업체 GMP 조사평가 완화 및 우수업체 인센티브 제공 △제주지역의 지하수 관리 굴착행위 시설 설치 기준 개선 등의 건의가 나왔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제주지역 기업인들의 현장 애로를 직접 청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같이 논의한 내용을 소관 행정기관에 잘 전달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중진공 제주지역본부장은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 현장 접점에서 옴부즈만과 협력하여 현장의 애로사항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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