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가상자산으로 기본소득 준다?… 챗GPT 아버지의 ‘월드코인’ 의혹투성이

이정수 기자 2023. 6. 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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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투자 중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월드코인'을 향해 국내 가상자산업계의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구현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한데, 재원이 어디서 오는지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도 올트먼 대표는 관련 내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오픈AI 대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월드코인은 올해 상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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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 정보 주고 매주 2달러씩 받아
올해 상반기 내로 정식 출범
“막대한 재원 어디서 나오는지 몰라”
美 당국으로부터 증권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그래픽=손민균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투자 중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월드코인’을 향해 국내 가상자산업계의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구현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한데, 재원이 어디서 오는지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도 올트먼 대표는 관련 내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올트먼 대표가 미국 규제 당국의 눈 밖에 날까 봐 정확한 사업 계획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오픈AI 대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월드코인은 올해 상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월드코인은 올트먼 대표가 꿈꾸고 있는 기본소득제를 위해 고안된 프로젝트다. 올트먼 대표는 과거부터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인간 소외 등의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해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기본소득제란 재산, 소득, 고용 등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인류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공하는 제도를 뜻한다.

올트먼 대표는 기계나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 등을 대체하며 발생하는 손실에는 코인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월드코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참여자는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안구 홍채 정보를 등록해야 하는데, 등록을 마친 이들은 매주 2달러가량의 코인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월드코인 측은 184만명 정도의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대표는 지난 10일 열린 국내 월드코인 간담회에서 “우리의 성공은 전 세계 사람이 월드코인을 받아 가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 오피스에서 진행된 '월드코인 밋업'에서 (왼쪽부터) 손재권 더밀크 대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 알렉스 블라니아(Alex Blania) 월드코인 창립자가 대담을 나누는 모습. /뉴스1

일각에서는 월드코인 계획에 대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홍채를 수집하는 것에 대한 악용 우려도 있을 뿐 아니라, 기본 소득을 매주 지급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지만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기 때문이다. 월드코인 측은 시리즈 A, B, C 등 여러 투자를 통해 2억7500만달러(3557억원) 이상을 받았으나, 올트먼 대표의 포부처럼 모든 인류에게 2달러씩 나눠주기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올트먼 대표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지난 10일 열린 국내 간담회에서 “자금은 지금으로도 충분하다”며 “많은 사람이 월드코인을 사용하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만 내놓았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 업체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는 “이미 지난 2017년 홍채를 해킹한 사례가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올트먼 대표 구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많다”며 “만약 홍채가 해킹되거나 악용될 경우, 엄한 자금이 이상한 곳으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상자산 투자사 임원 역시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보면 자금 조달, 운영 방식에 대해 알려진 바가 극히 드물어 황당할 지경이다”라며 “지금까지 공개된 로드맵만 보면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의 ‘테라 프로젝트’보다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월드코인이 미국 증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는 과거 챗GPT와 여러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큰돈을 번 만큼, 올트먼 대표의 성공이 월드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월드코인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 거점을 두고 있는데, 만일 이러한 점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문제 삼게 된다면 월드코인 사업은 중간에 큰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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