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못참겠다” 들고 일어선 오클랜드 팬들, ‘행동의 날’이 다가온다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다. 팀에 아무런 애정도 보이지 않고, 사실상 방치해온 구단주를 향해 목소리를 낼 생각이다. 이런 경우 대개는 ‘무관중 경기’ 등을 통해 불만을 표시하지만, 오클랜드 팬들은 반대다. 최대한 경기장을 채워 압력을 넣겠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역 보이콧(reverse boycott)’이다.
1901년 창단한 오클랜드는 MLB 명문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9회로 뉴욕양키스(27회)와 세인트루이스(11회) 다음이다. 그러나 구단주 존 피셔는 투자에 인색했다. 오클랜드 홈구장은 리그에서 가장 낙후한 시설로 악명 높다. 최근 방송 중계진이 중계석에서 쥐 배설물 악취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최근 피셔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구단 연고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클랜드 팬들은 연고 이전에 반대한다. 피셔가 구단을 매각하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팬들은 탬파베이와 홈경기를 치르는 13일(현지시간)을 ‘행동의 날’로 잡았다. 최대한 많은 관중 입장을 독려하고 나섰다. 선착순으로 관중 7000명에게 오클랜드를 상징하는 녹색 티셔츠를 나눠줄 계획이다. 티셔츠에는 ‘팔아라(SELL)’는 글자를 적었다. 오클랜드의 오랜 팬 스투 클라리는 지난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런 계획을 알렸다. 각지에서 3만5000달러를 모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오클랜드를 응원했다는 돈 파이퍼는 AP통신에 “오클랜드 팬들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우리는 놀랍도록 충성스럽고 열정적인 팬들이다”라며 “팀을 오클랜드에 남기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포기는 없다”고 말했다.
오클랜드는 현재까지 18승50패 승률 0.265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6연승을 달리며 조금씩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12일에는 리그 최고 승률(0.696)인 탬파베이까지 이겼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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