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표적수사` vs `도넘은 방탄`… 尹·李 부결 후폭풍

지난 12일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모습. 이날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했으나 부결됐다. 연합뉴스.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에서 부결됐지만 이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전은 더 격화했다.

야당은 검찰발 '표적 수사'를 거듭 주장한 반면 여당은 도를 넘은 방탄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3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자율투표'하기로 한 윤·이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배경과 관련해 "방탄보다는 검찰 수사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감정이 부결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저희(민주당)가 (탈당한) 두 의원을 보호해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한 장관이) 계획된 정치적 발언을 했고, 방탄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전날 "범죄사실에 따르면 논리 필연적으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여기 있고, 표결에도 참여하시게 된다"면서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자극을 받아 단체 부결 투표를 눌렀다는 게 김 원내대변인의 주장이다.

비명계로 불리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 역시 민주당 의원들의 부결 투표 원인으로 한 장관을 지목했다.

이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도발적으로 오히려 부결시켜 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감정을 자극하는 용어들을 많이 썼다"면서도 "국민의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의원들도 충분히 이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부결에 많은 표를 던진 건 검찰의 무리하고 불공정한 수사에 대한 방어권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보수-진보매체 모두가 윤관석-이성만 체포동의안 부결을 질타한 데 대해 "오늘 아침에 일간지 사설 쭉 보고 왔는데 엄청 아프게 봤다"면서도 "(한 장관의 발언이) 불을 지른 거다. (당 소속 의원들이)'아, 검찰이 우리 민주당 의원들을 사냥감으로 보고 있는 게 맞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한 장관이 의도된 도발을 할 이유가 없고, 그런 의도가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의도된 도발이라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표결 과정에서 돈 봉투 사건과 관련된 의원들이 보도와 수사 과정을 통해 숫자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 않느냐"라며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분들도 표결에 참여하면 표결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이 노웅래 의원과 이 대표에 이어 윤관석·이성만까지 눈부신 방탄 금자탑을 쌓았다"면서 "4연속 '더불어방탄당' 인증마크를 획득했다"고 꼬집었다.장 원내대변인은 "그 말대로라면 구속영장이 기각될 것이 200% 확실한데 법정에 출석하는 것을 왜 그토록 두려워 하느냐"라며 "민주당이 똘똘 뭉쳐 탈당까지 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지켜낸 이유는, 하나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입이 무서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대표의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