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벌써 1년 … ‘닮은꼴 장타자’ 윤이나 vs 방신실 대결은 언제쯤 보게 될까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6. 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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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 <사진 KLPGA 제공>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드라이브 거리 부문 1위는 방신실(19)이다. 평균 260.64야드를 치고 1위에 올라 있다. 방신실은 드라이브 거리 뿐 아니라 평균 버디 1위(4.06개), 그린 적중률 1위(79.62%), 그리고 티샷 중 280야드 이상 확률 1위(24.15%) 등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자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각종 부문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2022 시즌 KLPGA 투어 기록이 방신실의 현재 기록과 그대로 겹치는 선수가 있다. 작년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중대한 규칙 위반으로 3년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윤이나(20)다.

8월 이후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해 정확한 비교가 되지 못할 수 있지만 윤이나는 지난 해 시즌 종료 시점에서 드라이브 거리 1위(263.45야드), 평균 버디 1위(3.91개), 그린 적중률 1위(79.62%), 티샷 280야드 이상 확률 1위(23.46%) 등을 기록했다.

골프팬 중에는 뜬금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윤이나를 거론하는 이유는 방신실의 기록과 비슷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마침 이번 주가 작년 윤이나가 지독한 악몽을 꾼 바로 그 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이 열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6월 16일. ‘19세 윤이나’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첫날 평생 후회할 선택을 하고 만다. 고의로 시작된 규칙 위반은 아니었다. 하지만 러프 속에서 찾아 친 공이 나중에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제때 알리지 않고 있다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뒤늦게 신고한 것은 지금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7월 17일 끝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우승하면서 찬란한 별로 떠오르던 윤이나는 3년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이후 바닥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날’ 이후 시작된 그의 추락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우승과 함께 한때 67위까지 올랐던 윤이나의 세계랭킹은 현재 134위까지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의 랭킹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할 것이다.

지금 윤이나는 국내에 없다. 언젠가 필드로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머나먼 미국 땅에서 열심히 샷을 연마하고 있다.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강하지만 혹시나 몸과 마음이 일찍 지쳐 버리는 것이 아닐지 염려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몸이 힘든 것은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이 아픈 것은 이제 막 20세가 된 어린 선수가 감내해 내기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날’도 며칠 후면 1년이 된다. 이 시점에서 이제는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윤이나를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많은 골프팬들은 윤이나가 3년 중징계를 받았을 때 1년 쯤 지나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3년 중징계를 받았다가 1년 정도 지나 징계가 풀린 김비오의 사례도 있다.

방신실. <사진 KLPGA 제공>
때마침 대한골프협회도 새로운 수장을 맞고 새 출발을 하게 됐다. 13일부터 제20대 대한골프협회 회장 업무를 시작한 강형모 유성컨트리클럽 회장은 “원활한 소통으로 열린 조직을 만들고 대한민국 골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록 윤이나에게는 지금 주홍글씨가 새겨졌지만 그가 언젠가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에이스로서 맹활약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팬들은 잘 알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윤이나와 방신실이 한 팀이 돼 대한민국을 대표하거나, 아니면 둘이 장타 대결을 하는 모습은 언제쯤이나 볼 수 있을까.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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