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잘 낳지 않는 여성에게 한 말씀" TV조선 문제적 장면 심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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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순회 노래 대결 프로그램에서 참가자에게 "지방에 인구가 줄고 있다. 아기를 잘 낳지 않는 여성분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고 말한 진행자의 발언이 저출생과 지방 인구 감소 문제를 여성에게 전가하는 성차별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4월9일 '경상북도 문경편' 방송에서 진행자 김종국씨는 참가자 자기소개를 진행하던 중 고령의 참가자에게 "지방에 인구가 줄고 있지 않습니까? 아기를 잘 낳지않는 이 여성분들에게 한 말씀 해준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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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진행자가 성차별적 발언한 TV조선 '노래하는 대한민국'에 행정지도 의결
김유진 위원 "저출생·지방인구 감소 문제를 여성에게 전가하는 사회 분위기 보여준 사례"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지역 순회 노래 대결 프로그램에서 참가자에게 “지방에 인구가 줄고 있다. 아기를 잘 낳지 않는 여성분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고 말한 진행자의 발언이 저출생과 지방 인구 감소 문제를 여성에게 전가하는 성차별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는 해당 방송을 내보낸 TV조선에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1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진행된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는 TV조선 '노래하는 대한민국' 프로그램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0조 '양성평등' 조항 위반으로 심의 안건에 상정됐다. 제30조(양성평등) 제3항은 방송이 성차별적인 표현을 하거나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 4월9일 '경상북도 문경편' 방송에서 진행자 김종국씨는 참가자 자기소개를 진행하던 중 고령의 참가자에게 “지방에 인구가 줄고 있지 않습니까? 아기를 잘 낳지않는 이 여성분들에게 한 말씀 해준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참가자는 답변을 회피했지만, 진행자는 거듭 '본인 이야기 말고 아기를 안 낳는 젊은 여성분들한테 한 말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참가자는 “여성분들은 무조건 영감이나 젊은 남편을 잘 껴안아주고 사랑하십시오”라고 대답했고, 진행자는 “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아기를 안 낳는 여성분들 남편을 잘 껴안아보면 아기가 많이 생긴답니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들은 관객들이 웃는 모습도 함께 방송됐다.
심의위원들은 진행자의 발언이 저출생과 지방 인구 감소 문제를 여성에게 전가하는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진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은 “출생률이 낮아지고 지방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여성들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참가자한테 '아기를 안 낳는 여성분들한테 한마디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고, 성차별적이고, 시대 착오적이다. 참가자의 발언을 자신의 질문에 억지로 껴맞춰서 '아기를 안 낳는 여성분들 남편을 잘 껴안아보면 아기가 많이 생긴다'고 말한 부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왜 진행자는 '지역에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출생률도 낮다. 정치하시는 분들, 또는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고 물어보지 않고, '여성에게 한 말씀 해달라'고 했을까? 우리 사회가 저출생과 지방인구 감소 문제를 여성이라는 집단에 전가하고 있는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심각한 사례”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라며 “위원회가 성평등 문제와 관련해 좀 더 무겁게 보고 심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복 소위원장(국회의장 추천)도 “아무리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진행자는 용어 등을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 재미를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너무 저급하게 접근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조금 차이는 있지만 어떤 아침방송에서는 출연자가 이보다 훨씬 약한 말을 했다가도 1년 넘게 출연 금지 당한 적도 있다. 이런 사례도 감안할 필요가 있는 문제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옥시찬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은 “사회자가 여성의 역할을 출산으로만 국한해 생각하고 답변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 사안은 심의위원 5인 중 3인이 행정지도 '권고', 김유진 위원이 '의견진술',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이 '문제없음' 의견을 내 '권고'가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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