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첫 번째 시집 '소나무는 울지 않는다' 펴낸 이양균 전 평창농협 조합장

김윤호 2023. 6. 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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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계간 <문학시대> 의 제132회 신인문학상(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어엿한 시인으로 등단했던(본지 2022년 6월15일 5면 보도) 이양균 전 강원 평창농협 조합장(73, 사진). 그가 최근 틈틈이 창작한 시 64편을 묶은 첫 번째 시집 <소나무는 울지 않는다> 를 출간했다.

40년간 몸담았던 농협 생활을 2015년 마친 뒤 지역 문학회에 새롭게 가입해 매주 시짓기 공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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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창작한 시 64편 묶어 시집 내
농민으로 겪는 희로애락 그대로 담겨

지난해 계간 <문학시대>의 제132회 신인문학상(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어엿한 시인으로 등단했던(본지 2022년 6월15일 5면 보도) 이양균 전 강원 평창농협 조합장(73, 사진). 그가 최근 틈틈이 창작한 시 64편을 묶은 첫 번째 시집 <소나무는 울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책에는 이씨가 직접 농사를 지으며 보고 느낀 일상의 소소한 감흥에서부터 가족과 고향에 대한 애정까지 담겼다.

40년간 몸담았던 농협 생활을 2015년 마친 뒤 지역 문학회에 새롭게 가입해 매주 시짓기 공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씨. 늦깎이로 문단에 등단한 만큼 쉬운 표현으로도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삶의 애환을 위로할 '생활시'를 쓰는 데 열중했다. 그 또한 시인이기 이전에 감자와 고추, 질경이를 기르는 농군인 만큼 이씨의 시 대부분엔 농민으로서 겪는 희로애락이 그대로 담겼다.

농사일에서 오는 환희와 자부심은 시 '평창강7-강마을 사람들'에 묻어난다.

'(전략) 흙냄새 고향냄새에 묻혀 사는 / 농사꾼의 자부심 / 고향은 떠나지 않는 자의 것 / 농촌 지기 농심이요 // 진달래 향기 따라 모를 심고 / 시월의 황금물결 춤을 추면 / 구릿빛 얼굴의 함박웃음도 / 그들의 행복한 삶이라네 (후략)'

그러나 농심(農心)을 글로 옮기는 작업은 절대 쉽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모두에게 술술 읽히는 시를 쓰고자 하루에도 수십 번 시어를 가다듬었던 그의 고뇌는 시 '시 한 편'에 그대로 드러난다.

'마음 저미는 시상을 하나 붙잡고 / 멈춰진 붓끝을 밀어내지 못한 채 / 밤새 / 가슴앓이했다 (중략) // 기러기 떼 울어대는 가을하늘에 / 농익은 알밤 같이 토실토실한 / 시 한 편 잉태하려면 (후략)'

지난해부터 이씨의 삶은 더욱 바빠졌다. 평창군귀농귀촌센터에서 운영하는 신규농업인 교육 멘토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막 귀농·귀촌한 이들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귀찮을 법 하지만, 이씨는 "만난 사람이 모두 나에겐 선물"이라며 여기서도 시의 영감을 얻고 있다.

이씨는 앞으로도 짬짬이 쓴 시를 그러모아 내년쯤 시집을 한권 더 내고, 시화전도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희를 넘어선 나이에 이처럼 시집을 내놓을 수 있어 보람이 큽니다. 주변 농민들도 평상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짧은 글로나마 승화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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