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에 ‘태도 바로잡으라’는 中 관영 매체 “싱하이밍 발언이 왜 내정간섭인가”

김동환 2023. 6. 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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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사설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겨냥한 공격은 한국 정부의 외교 약점만 드러내는 일이 될 거라는 취지의 다소 노골적인 주장을 펼쳤다.

중국 외교부는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가 정 대사를 만나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며 '웨젠(約見)'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이는 중국 외교부가 중국 주재 타국 외교관을 외교부로 부르거나 별도의 장소에서 만나 항의 등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고, 강경한 뜻을 내포한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나다)'에 비해 수위가 낮아도 한국 외교 용어로는 초치에 해당해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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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로벌타임스, 사설에서 싱하이밍 대사 공격은 한국의 ‘약점’ 드러내는 일 될 거라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사설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겨냥한 공격은 한국 정부의 외교 약점만 드러내는 일이 될 거라는 취지의 다소 노골적인 주장을 펼쳤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2일 사설에서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로잡는 것만이 소국 같은 옹졸함으로 여겨지는 일을 피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는 의미의 표현을 쓰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전에서 있었던 싱하이밍 대사의 ‘베팅’ 발언을 놓고 사실을 말하지 않았냐는 투로도 반응했다. 이어 “어떻게 그 발언이 도를 넘은 것인가”라며 “어떻게 그 말이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이 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싱하이밍 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뤄진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할 거라는 베팅을 일각에서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어려움에 부딪힌 한중관계에 가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지적했고,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 배경으로 좋지 않은 세계 경제 상황과 반도체 경기의 하강 국면 영향 등을 짚으면서는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전반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대미(對美) 기조를 겨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싱하이밍 대사는 한중관계에 관해 ‘잘 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항상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한중관계를 발전시키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다”며 부각했고, “중국이 한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하는 동시에 한국도 중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해주면 고맙겠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고 한중관계의 기초이기도 하다”는 말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에 관한 우리 정부 시각을 향한 듯한 발언도 남겼다.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은 국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고 대(對)중국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외교당국끼리 이견 조율을 위한 비공개 협의도 아니고 유튜브로 생중계까지 된 공개 자리에서 야당 대표를 앞에 두고 말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주재국과의 공감대 형성과 우호 강화가 기본 역할인 외교사절이 오히려 이견을 증폭하고 갈등 조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쏟아졌다.

이는 한국 외교부의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는 싱하이밍 대사 초치에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하는 중국 외교부의 맞초치로 이어졌다.

‘초치’란 외교사절을 주재국 정부가 불러들여 입장을 전달하는 외교적 행위를 말한다. 우방국들 사이에도 이뤄지는 일이지만, 외교사절을 초치하고 이를 대외에 알린다는 것은 통상 공개적 항의의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외교부는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가 정 대사를 만나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며 ‘웨젠(約見)’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이는 중국 외교부가 중국 주재 타국 외교관을 외교부로 부르거나 별도의 장소에서 만나 항의 등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고, 강경한 뜻을 내포한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나다)’에 비해 수위가 낮아도 한국 외교 용어로는 초치에 해당해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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