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성의 허브車]“날 물로 보지마”…‘5일 빼고 비’ 걱정없다, ‘천원의 행복’

2023. 6. 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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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셔액 넣는 장면 [사진제공=불스원]
“올 여름 5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가 내린다”는 ‘장마 괴담’에 레인부츠, 레인코트 등 ‘유비(雨)무환’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

자동차도 유비무환이 필요하다. 유비무환 중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게 운전 시야다. 운전 시야가 나쁘면 차는 그 순간 ‘달리는 흉기’가 되기 때문이다.

운전 시야는 유리를 닦아내는 와이퍼와 워셔액이 좌우한다. 1만~3만원이면 모두 교체할 수 있는 저렴한 용품이지만 그만큼 홀대당하는 용품이기도 하다.

지난호에 와이퍼의 필요성과 종류 등을 설명했다. 이번호에서는 ‘천원의 행복’을 제공해주는 워셔액을 소개한다.

1000원에 판매되는 워셔액 [사진캡처=네이버쇼핑몰]
◆물보다 비싼 값 하네

워셔액은 물이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에서 1000~6000원이면 살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이지만 500원짜리 물과는 가격 차이만큼 다르다.

워셔액은 기름기를 녹이고 어는 것을 예방해주는 알코올, 오물이 유리에 붙는 것을 방지하는 계면활성제, 금속 부식을 예방하는 방청제, 물 등으로 구성됐다.

물을 워셔액 대신 유리에 뿌렸을 때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물을 사용하면 먼지와 기름 성분을 깔끔하게 닦아내지 못한다. 노즐에 녹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워셔액은 메탄올로 만들어졌다. 메틸알코올이라고 부르는 메탄올은 소량만 섭치해도 중추신경계를 파괴하고 신경 장애나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유독 물질이다.

메탄올 워셔액에는 메탄올이 25~50% 들어갔다. 겨울에 워셔액이 얼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서다.

독일, 미국 등지에서는 메탄올 함유량을 규제하거나 에탄올을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별도 규정이나 규제가 없어 메탄올 워셔액이 많이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2016년 앞 유리에 뿌린 메탄올 워셔액이 보닛 틈새에 있는 공기흡입구로 흘러간 뒤 차 안으로 들어와 탑승자 건강을 위협한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또 메탄올 워셔액은 와이퍼 블레이드를 더 빨리 부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8년부터 메탄올 워셔액 판매·제조·사용을 모두 금지했다. 메탄올 워셔액을 판매하거나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현재 판매되는 워셔액은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을 넣었다. 에탄올 워셔액은 천연식물인 카사바, 옥수수, 사탕수수, 당밀 등에서 발효한 에탄올과 불순물을 제거한 정제수를 주요 재료로 만든다.

메탄올은 물론 음이온계면활성제와 방부제도 넣지 않고 에탄올과 비이온계면활성제를 사용해 환경오염을 줄여주는 워셔액도 있다.

에탄올 워셔액은 약국에서 1000원 정도에 구입해 쓰다가 남은 소독용 에탄올을 이용해 집에서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다. 2ℓ 페트병에 수돗물 70%, 에탄올 30%, 주방세제 3~5방울을 넣은 뒤 흔들어주면 된다.

기능성 워셔액도 있다. 세정은 물론 빗물을 튕겨내 시야를 더 깨끗하게 확보하고 흙탕물까지 없애준다.

발수 기능을 강화해 앞 유리는 물론 사이드미러에 맺힌 빗방울을 제거해주는 발수코팅제도 있다.

비오는 날 와이퍼 작동 장면 [사진출처=매경DB]
◆車 유리도 부식됩니다

금속으로 이뤄진 차체는 몰라도 유리가 부식된다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는 거의 없다. 그러나 잘못된 주차·세차 습관으로 유리도 부식될 수 있다.

유리는 녹스는 게 아니어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눈으로 부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유리가 부식되거나 흠집이 많이 나면 운전 시야가 흐려져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부식 여부는 비가 오는 날 쉽게 알 수 있다. 와이퍼를 바꿨는데도 유리가 깨끗이 닦이지 않고 뿌연 때가 끼었거나 헝겊으로 힘껏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고 ‘뿌드득’하는 소리를 낸다면 유리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지난겨울 성에나 눈 등을 도구를 사용해 무리하게 제거했다면 유리 표면에 흠집이 생겨 부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유리에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로 습도가 높은 지하주차장에 장시간 방치했을 때도 부식 현상이 발생한다.

유리에 뭉쳐 있던 물방울이 오랜 시간에 걸쳐 건조되면서 유리가 높은 농도의 알칼리성으로 바뀌고, 결국 부식돼 유리 표면이 미세한 요철 형태로 변한다.

모래, 자갈뿐 아니라 나무 수액, 열매, 곤충 사체, 동물 배설물, 알칼리성 세제, 성에 제거 도구 등이 유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 부식을 예방하려면 야외에 주차할 때 커버를 씌워두는 게 가장 좋다. 번거롭다면 나무 수액이나 열매가 떨어지는 나무 밑을 피해 주차하거나 신문지나 종이박스 등으로 유리 부분을 덮어둔다.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때는 물기를 제거하고, 습도가 높은 곳이라면 며칠에 한 번쯤 실외로 차를 가지고 나오는 게 좋다.

유리 부식이 심하면 새 유리로 교환해야 하지만 가벼울 때는 연마제를 사용해 처음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 유리 전문 세정액을 스펀지에 묻혀 골고루 잘 닦아내면 웬만한 부식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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