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간첩의 눈에 비친 냉전 시대 이념과 대립에 대한 풍자

김정한 기자 2023. 6. 13. 09: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헌신자'는 14일 개막하는 서울국제도서전 초청작가로 내한을 앞둔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두 번째 소설로, 앞서 그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준 소설이자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HBO 드라마 '동조자'의 후속작이다.

'동조자'가 베트남전과 냉전의 이념과 갈등 상황을 그렸다면, 후속작인 '헌신자'는 미국이 침략하기 전, 1858년부터 베트남을 식민화한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여 식민주의의 그늘과 현재를 담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퓰리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 두 번째 소설
[신간] '헌신자'
'헌신자'(민음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헌신자'는 14일 개막하는 서울국제도서전 초청작가로 내한을 앞둔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두 번째 소설로, 앞서 그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준 소설이자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HBO 드라마 '동조자'의 후속작이다. 베트남전 직후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이중간첩인 주인공의 눈을 통해 들여다보면서 냉전 시대의 이념과 대립을 날카롭고 풍자한다.

'동조자'가 베트남전과 냉전의 이념과 갈등 상황을 그렸다면, 후속작인 '헌신자'는 미국이 침략하기 전, 1858년부터 베트남을 식민화한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여 식민주의의 그늘과 현재를 담았다.

베트콩 수용소에서 가혹한 고문과 철저한 '재교육' 끝에 깨달음을 얻은 '나'와 친구인 '본'은 선박을 타고 1980년대 초 '아버지의 나라'인 프랑스에 도착한다. 그들을 공항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친구이자 정치위원인 '만'이 파리에 심어둔 첩자 '당고모'다.

당고모와 처음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나'는 상상했던 바와 큰 차이를 보이는 당고모의 정치적 태도에 당황한다. 더욱이 그녀가 공산주의자라는 사실에 분노하는 본 때문에 그 집에 머무르지 못하고 숙소를 옮긴다.

'나'와 그의 친구 본이 프랑스에서 살아남을 수단으로 선택한 것은 베트남계 갱단의 마약 밀매다. '나'는 프랑스의 위선적인 지식인들과 베트남 정착민들을 상대로 복수하듯 마약을 밀거래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도 그것에 중독되어 환각에 시달린다.

인종이 다른 두 갱단이 서로에게 복수가 복수를 낳는 납치와 폭력 행각을 벌이는 가운데, 이중첩자였던 '나'는 두 진영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면서, 그 어느 쪽 상황에서도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하기 위해 애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가 토미 오렌지는 "그냥 속편이 아니라 반식민주의를 탁월하고 광범위하게 그려낸 본체"라고 극찬했다. 20세기 이래 아시아의 많은 국가에 상흔을 남긴 서구의 제국주의와, 그 상흔하에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삶의 보편성을 찾기를 갈구하는 베트남인들의 생존과 투쟁을 가장 세련되면서도 타협을 모르는 탁월함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헌신자/ 비엣 타인 응우옌 글/ 김희용 옮김/ 민음사/ 1만8000원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