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베팅’ 발언 옹호한 中관영…“韓 외교 당당하지 못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중국 관영매체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에 대해 진정성 있고 온화하다고 옹호하면서 한국 외교가 당당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진 만찬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이를 두고 우리 정부는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 간섭”이라고 지적했고 싱 대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당당함에서 더 멀어지는 한국 외교’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대통령실은 싱 대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본국과 주재국 모두의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싱 대사에 대한 한국 정부와 보수 언론의 공격이 새롭게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대통령실이 특정 국가 대사의 발언을 직접 비판하는 것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한 국내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지난 며칠간 한국 외교부와 보수 언론은 싱 대사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으며, 한국 외교는 또 한 번 무모하고 변덕스러운 언행을 보이고 있다”고 폄훼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싱 대사와 이재명 대표가 만나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으며, 싱 대사의 발언은 한중 간 관계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어떻게 이것이 ‘과도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당한 외교를 통해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언급한 점을 두고도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는 고분고분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오만한 현실을 명백히 보지 못하며 ‘당당한 외교’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심각한 불균형이 있다고 지적하며 “싱 대사의 발언은 온화한 충고”라고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