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27개월 만에 대북 정제유 수출 재개···지난해 12월 3225배럴 수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2397호에 따라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 연간 50만 배럴
러시아가 27개월 만에 북한에 정제유 수출을 공식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9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북한에 정제유를 수출했다.
월별로는 지난해 12월 3225배럴을 수출했고 지난 1월에는 4만4655배럴, 2월에는 1만666배럴, 3월엔 5140배럴, 4월에는 3612배럴을 수출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러시아는 2020년 8월 북한에 255배럴, 32톤 분량의 정제유를 수출한 이후 이번 보고 전까지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없다고 제재위에 보고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북한이 요구할 경우 원유와 석유 제품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배럴로 제한한다. 러시아의 수출 재개로 올해 정제유의 대북 공급량은 약 9만9473배럴로 나타나 허용치의 약 19%를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대가로 대북 정제유 수출이 재개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컨설팅업체 LMI의 수 김 정책실무 책임자는 RFA에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와 원조를 제공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부족한 점을 상쇄하기 위해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김정은이 그 대가로 에너지와 식량 자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기꺼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RFA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한이 지원한 무기에 대한 대가로 정제유를 지불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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