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무수혈 수술' 시대 열렸다

박효순 기자 2023. 6. 1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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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세상병원, 슬관절치환술 수혈통계 발표

인공관절 수술에서 무수혈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질병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슬관절치환술(무릎 인공관절수술)에서 수혈률은 75%에 달한다. 미국과 영국이 8%, 호주가 14%인데 비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수혈 적정성 평가를 하게 된 계기도 슬관절치환술의 과도한 수혈율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술시 수혈의 부작용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과다출혈 등과 같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수혈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 바른세상병원(병원장 서동원)은 12일 “최근 5년간 본원에서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 3491명 중 수혈을 받은 환자는 172명으로 수혈률은 4.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고령환자의 경우 만성질환에 의해 빈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수혈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고령환자 비율이 많은 인공관절수술에서 수혈률이 5% 미만이라는 것은 수혈이 최소한으로 시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동원 병원장(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대한축구협회 의무위원장)은 “2014년부터 환자의 빠른 회복과 재활을 위해 척추·관절 병원 중 처음으로 선포식을 갖고 최소수혈 및 무수혈 수술 시스템을 도입해 시행해왔다”면서 “다양한 관련 연구를 통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등재하는 등 무수혈 인공관절수술의 효과를 알려왔다”고 말했다.

바른세상병원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에서 수혈은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최소 또는 무수혈 수술 사례나 임상 데이터가 많지 않았고, 수혈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 환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수혈의 위험과 부작용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최소수혈, 무수혈 인공관절수술을 표방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관절센터 정구황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건강한 성인의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는 13-15g/dL 정도이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7g/dL 이하일 때 수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이는 수술 전 7g/dL 이상 헤모글로빈 수치가 유지된다면 굳이 수혈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무수혈 수술이 가능해진 이유는 의료진들의 빠른 판단과 기술력으로 절개 부위를 줄이는 최소 침습술, 수술 중 양극 전기소작을 이용한 충분한 지혈을 통해 출혈 최소화, 수술 후 조혈제와 철분제 투여 등이 관건으로 작용했다. 특히 무수혈 수술에서 적절한 지혈제 사용은 수술 시 수혈과 수술 후 출혈양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

무수혈 인공관절수술은 자기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잘 유지돼 부작용이 줄고 면역력과 체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수술 중 출혈을 최소화 하기 위해 최소절개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이로 인해 입원기간이 짧아지고 환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줄고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대부분의 환자가 고령이기 때문에 젊은 환자들에 비해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감염 위험이 높은 수혈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시간이 길어지거나 합병증 예방과 회복을 위해 수술 후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검사와 환자 관리가 중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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