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상하고 별나지만

이태희 기자 2023. 6. 1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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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있고 아름답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가 남긴 대사 중 하나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다소 갈리지만,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지니고 있음에도 변호사가 된 주인공이라는 주제 덕분에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알리오 공시자료에 따르면 충청권 소재 50인 이상 공공기관 43곳 중 11곳은 최근 5년간 일반 정규직 장애인 채용을 단 한 명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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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1팀 이태희 기자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있고 아름답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가 남긴 대사 중 하나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다소 갈리지만,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지니고 있음에도 변호사가 된 주인공이라는 주제 덕분에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다. 냉정히 바라보면 현실에선 변호사는 물론, 일반적인 직장에 취업하는 것도 장애인들에겐 너무나 높은 허들이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도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행 장애인 고용법에 따라 근로자 50인 이상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 시 3.6% 이상을 장애인으로 의무 고용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200만 원가량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준수해야 할 공공기관들에선 정작 장애인 채용을 외면하고 있다.

알리오 공시자료에 따르면 충청권 소재 50인 이상 공공기관 43곳 중 11곳은 최근 5년간 일반 정규직 장애인 채용을 단 한 명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 의무 채용률을 지키지 못한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총 26곳으로, 사실상 절반 이상의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고용법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실이 공공기관들에겐 역린(逆鱗)이었을까.

공공기관들은 무기계약직 고용을 통해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준수 중이라고 반발했다. 알리오엔 일반정규직만 장애인 신규채용인원을 공시하게 돼 있으며, 무기계약직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허나 이들의 주장이 정당화될 수 있냐는 질문엔 '글쎄'다. 알리오 공시자료에서 한 공공기관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을 분석한 결과, 일반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연봉은 대략 1000만 원 정도 차이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근속연수도 무기계약직이 더욱 짧았다. 일반정규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70개월 가량인 반면, 무기계약직은 40개월에 불과했다. 노동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가 생겼으나, 정작 장애인과 비장애인들끼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 의무고용은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게 주된 목표기도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양질의 일자리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제도 정착을 선도해야 할 공공기관에겐 더욱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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