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기후 위기의 돌파구, 지역 주도 기후기술 연계 신산업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 원장 2023. 6. 1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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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전 세계 산업은 자연 재난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기후 변동성 확대와 가속화되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본 손실, 노동생산성 하락 등의 물리적 피해 확대를 경험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기업은 향후 생산원가 상승, 투자 유치 제한, 입찰 불이익 등 경영 악화로 인한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탄소세와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 국경세 등의 가격제 강화, ESG 경영 의무화, 기술패권 시대 글로벌기업의 공급망 관리 강화, 글로벌 투자자의 자본 투자 조건 강화 등으로 인해 기업의 기후변화 리스크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전 세계 경제·사회·정치 지도자가 참여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올해 1월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2023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완화·적응 실패 △자연재해와 이상 기후 △생물다양성 손실·생태계 붕괴 등을 인류의 생존·경제를 위협할 주요 위험 요소로 제시했다.

동시에 보스톤컨설팅그룹과 공동으로 발표한 '녹색시장의 승자'라는 보고서에서 향후 10년은 기후 기술·기후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경쟁의 시대가 되리라 예측했다.

미국은 그린산업에 약 500조 원을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을 시행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배터리 산업에 대해 세액공제·보조금 지원 등을 확대함에 따라 '그린테크'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기후변화법을 개정해 주요 선진국 중 최초로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100% 감축 목표를 성문화했다. 일본은 2021년 지구온난화대책법을 개정해 2050년 탄소중립 선언 등 관련 조항을 신설하고, 지역 탈탄소화 촉진 사업을 위한 계획·인증제도의 창설, 배출량 정보의 디지털화·오픈데이터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산업적 차원 이외에 지역·도시 차원의 대응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 연합(CNC)에 100여 개 도시가 참여하는 등 전 세계 지방정부의 기후행동 강화 추세는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 많은 도시가 기존 스마트도시 개념에 그린테크와 기술혁신을 추가해 지속가능 스마트도시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전시를 포함한 17개 광역지자체, 63개 기초지자체가 2050년 탄소중립 선언과 실행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은 고에너지 온실가스 배출 산업이 대부분이고 기후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거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전환 대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반도는 온도·해수면 상승, 이상 기후 측면에서 기후변화의 부정적 피해가 몇 배 더 크게 나타나고 있고, 이에 리스크는 더욱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의 기후변화 대응력과 전환 전략의 어려움은 기후산업 패러다임 시대에 글로벌 패권 경쟁의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과 기후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주력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공정과 생산 인프라의 재설계 및 전환 투자, 기후 기술 개발, 전환 금융 활성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 스타트업의 육성, 지역 차원에서의 융합 신산업 활성화, 건물·교통·각종 시설 등 도시 인프라의 친환경 혁신 등을 통해 신산업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기후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 주도의 산업혁신과 신산업 육성이 중요한 의제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에너지, 빌딩, 모빌리티, 토지이용, 식량, 수자원 분야를 6대 기후기술 분야로 선정했으며 대부분 지역이 주도적으로 접근할 때 효과가 커진다.

대전은 에너지, 교통, 그린 빌딩, 온실가스 저장·활용 등 다양한 기후기술이 축적돼 있고 관련 기업의 ESG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기후산업의 한 축을 이룰 기후기술 기반 연구소 기업, 기술 스타트업, 벤처 혁신 기업도 어느 도시보다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전의 주력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나노반도체, 바이오, 우주, 국방 등의 신산업에도 기후기술이 융복합적으로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 스타트업과 기후 신산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협업으로 경계를 허무는 일이기 때문에 지역에서의 협력과 융합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더욱더 효과적이고 대전은 이것을 선도할 수 있는 자산이 축적된 곳이다. 대전의 과학수도와 일류경제 비전이 놓치지 말아야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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