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학교공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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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바로 학교 건물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집 다음으로 오랜 시간 생활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 숨 막힐 듯한 공간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스마트폰과 게임밖에 없다.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이 방은 정서적 안정을 위한 곳으로서 학생들이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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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바로 학교 건물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집 다음으로 오랜 시간 생활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학교를 생각하면 네모난 교실에서 칠판을 향해 앉아 있는 학생들이 떠오른다. 학교는 학습 기능을 수행하는 효율적 공간임에 틀림없지만 지적 성장을 위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성장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학교는 학습을 위한 공간에 집중되어 있어 아쉽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총 12년을 획일화된 건물 안에서 생활해야만 하는 것이다. 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급식을 먹고 공평해야 한다는 가치 아래 아이들의 다양성이 침해되고 있다. 이 숨 막힐 듯한 공간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스마트폰과 게임밖에 없다. 작은 전자기기와 가상세계 안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움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우리는 이 사각진 건물 안에서 답답해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가져라" "진취적 기상을 길러라" 등의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진 조언들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획일화된 공간에서 자란 아이들은 다양성을 잃어버리고 전체주의를 미화시킬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나와 조금만 다르면 차별하고, 나만 영웅이고 타인은 악당이라는 편파적 성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 공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여러 대안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학생 수의 감소로 인해 줄어든 남은 교실을 학생들의 체험 공간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바깥 풍경이 아름답고 조용한 곳을 '사색의 방'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이곳은 통창을 설치해 산과 하늘과 도시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창가 의자에 앉아 쉬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 창을 통해 자연을 느끼며 안정을 찾고 자기성찰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 공간은 집기로 채우지 않고 편안한 음악 소리로 채우되 인공조명은 최소화한다.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이 방은 정서적 안정을 위한 곳으로서 학생들이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될 것이다.
또 다른 공간은 '친교의 방'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이곳은 교실과 복도 사이에 백을 없애 누구나 드나들기 쉽도록 한다. 또 바닥은 자유롭게 앉아 있거나 누워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 모퉁이 공간을 활용하여 친한 친구들끼리 소모임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서로의 고민을 터놓을 수도 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관계를 형성하는 이 방은 사회적 성장을 위한 곳으로서 학생들이 또 오고 싶은 공간이 될 것이다.
다만 청소년기는 자의식이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경계를 형성하는 벽을 없앤 공간에서 자신이 노출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색의 대비나 부분조명, 이동식 가구를 이용해 공간에 분리 효과를 주면 부담감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운동장밖에 없는 학교에 변화를 주기 위해 테라스나 옥상 공원 등 야외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학생들은 교실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자연이나 만나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하늘이 보이는 테라스와 옥상 공원은 학업에 지친 아이들의 소중한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학교 공간의 변화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한계점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편익보다 백년 후의 가치를 더 생각한다면 비용은 성공적 투자이며 변화에 걸린 시간은 교육이 성숙하는 시간이지 않겠는가?
아이들은 우리의 꿈과 미래다. 그들의 소중한 꿈과 미래가 사각형의 획일화된 공간에서 그 빛을 잃어간다면 '교육'이라는 이름의 진정한 가치도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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