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유성과 예랑으로 환생한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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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양일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는 대전시립무용단 제73회 정기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다.
코로나 이후 대성황을 이룬 관객들의 시선과 마음속에는 무용극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난다는 설렘과 더불어 서양의 고전을 어떻게 무용극에 담을 수 있을까? 라는 기대와 궁금증으로 가득했다.
대전시립무용단 무용극에서 유성과 예랑으로 환생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난 관객들의 시선에는 우연이 아닌 운명적인 사랑을 바라는 시선으로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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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양일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는 대전시립무용단 제73회 정기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다. 코로나 이후 대성황을 이룬 관객들의 시선과 마음속에는 무용극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난다는 설렘과 더불어 서양의 고전을 어떻게 무용극에 담을 수 있을까? 라는 기대와 궁금증으로 가득했다.
로미오와 줄리엣(1594~1595)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펜 끝에서 불과 화약이 입 맞추듯 타오르고 달콤한 꿀처럼 황홀한 사랑 이야기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의 증후군이 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희곡보다 영화로 더 관객들에게 친밀하다. 1936년 조지쿠커 (George Cukor 1899~1983)가 연출한 흑백영화를 시작으로 드라마, 오페라, 뮤지컬, 발레,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번안, 각색, 재구성되고 새로운 매체와 융합하여 현대적으로 변용되어 빠르게 확산 된 이유는 시공을 초월한 사랑의 흥미로운 서사구조를 겸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포함되지 않는 이유는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죽음까지 우연이 아닌 운명적인 사랑으로 스스로 귀결 짓는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우리가 지금 처한 비극적인 현실과 운명을 마주할 때 남들이 뭐라고 해도 슬픈 미소를 머금고 용기를 내어 희극인처럼 살아가는 우리들의 초상(肖像)에 투영되어 있다.
대전시립무용단 무용극에서 유성과 예랑으로 환생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난 관객들의 시선에는 우연이 아닌 운명적인 사랑을 바라는 시선으로 마주했다. 대전시립무용단에서 유성과 예랑은 가녀린 몸짓과 떨리는 손짓으로 죽음을 넘어서 평화와 공존의 내일을 가슴 뭉클하게 담아냈다. 한국 전통 줄광대의 익살스런 해학과 연희적 요소가 창작 관현악 연주와 어우러져 정겹고 흥겨운 무대를 이끌어 갔다. 무대막이 열리자 한밭 도솔산 아래 신성한 두 그루 나무와 숲의 정령 사는 풍광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지인 이탈리아 베로나 어디엔가 있을 듯한 마을 전경(全景)이다.
몬테규와 캐플릿 가문을 상징하는 두 그루의 나무는 500년 된 유성구 봉산동과 700년 된 서구 괴곡동 느티나무를 떠오르게 한다. 또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베로나는 기원전 1세기에 세워진 예술과 건축과학의 도시이며 아디제(Adige)강이 흐르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 수도이자 아티언스 대전의 갑천을 연상하게 한다. 태양의 열기로 가득했던 베로나처럼 대전 한밭에서 펼쳐진 유성과 예랑의 사랑 이야기는 2015년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줄다리기로 긴장감을 더하고 김평호 예술감독의 주특기인 가무악이 어우러진 신명 난 연출은 관객들의 어깨춤과 추임새를 끌어내기 충분했다. 대전시립무용단 전 단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한순간도 쉬지 않는 격정적인 몸짓과 땀방울에 관객들도 함께 호흡하고 박수와 찬사로 화답하고 있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즐기는 K-컬처의 시대, 대전의 문화예술 원동력으로 무엇이 필요한가? 글로컬 문화콘텐츠를 위한 장대한 여정의 시작은 창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흥미와 재미가 더해진 꼼꼼한 스토리텔링에 감동을 더하면 지속 가능한 대전의 문화예술 브랜드로 한밭 대전 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다. 제73회 정기공연 '유성과 예랑'에서 대전시립무용단원들은 혼신을 다해 세계 속에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의 서막을 활짝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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